(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모델 겸 배우 장윤주가 악역 연기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장윤주는 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ENA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악역 가선영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
지난 4일 막을 내린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장윤주는 가선영을 맡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어린 시절 가정이 파괴되고 결핍 속에서 자란 가선영은 가성호(문성근 분)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며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장윤주는 재산을 향한 지독한 야욕, 광기에 사로잡힌 탐욕스러운 면모까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그리며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전작들의 코믹한 모습, 예능에서 보여준 유쾌한 이미지 때문에 악역 도전에 고민이 많았다는 장윤주는, '부세미'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첫 악역이다. 어떻게 도전하게 됐나.
▶1회 대본부터 너무 재미있더라. 이전에도 악역 비슷한 캐릭터가 들어오기는 했는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즐기면서 하려고 한다. 가선영이라는 캐릭터를 과연 할 수 있을까, 감독님을 만나서 오히려 나에게 유치원 원장님 캐릭터가 더 어울리지 않겠냐고 한 적도 있다. 감독님이 나의 20대 시절 패션쇼 무대 영상을 찍고 편집하셨다고 한다. 그때 내 모습이 카리스마있었다고 했다. 또 내가 독립영화에 출연한 모습을 보고 가선영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캐스팅했다고 했다. 제작사 등 다른 곳에서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괜찮겠냐'고 걱정도 했다고 하더라. 나도 고민되고 망설여지기도 하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후반 대본이 나오기 전이었지만 가선영의 전사를 되게 구체적으로 써서 보내주셨다. 감독님의 전작 '유괴의 날'을 정주행한 뒤 '이분이라면 믿고 가도 되겠다' 싶었다.
-전여빈과 두 시간씩 통화를 했다고.
▶10부 촬영 때였을 것이다. 나도 큰 역할을 처음 맡다 보니까 내가 잘하고 있나 의심하게 됐다. 여빈 배우와 붙는 신이 부담감이 확 되더라. 그래서 통화를 하게 됐다. 워낙 긍정적인 친구다 '언니가 가선영을 10부까지 하면서 보여준 게 있다, 그걸 믿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해주더라. 여빈 씨가 연기로 선배 아닌가. 그렇게 의지하면서 끝까지 갈 수 있었다.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봤는지.
▶모든 신에서 그랬다. 모델을 할 때는 스스로 결과물을 선택할 때도 많았다. 드라마 현장은 아직도 낯설다. 그런데 이번에는 덜 어색했다. (모델 시절처럼) 사진을 찍을 때 에너지를 현장에 가져가면 기가 막힌 얼굴이 나올 것 같은데, 그걸 아직 써먹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게 나에게 주어진 숙제고 내가 꼭 깨고 싶은 것이었다. 나에게 좋은 소스가 있는데 풀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감독님이 많이 잡아주셨다. 편집된 결과물을 보고 내가 저렇게 눈썹을 움직였나, 귀를 움직였나 싶더라. 나도 결과물을 보고 놀랐다.
-스타일도 독특했다.
▶캐릭터를 맡으면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성격, 걸음걸이 등 모든 걸 생각한다. 많은 레퍼런스(참고자료)를 찾아봤다. 더듬이 내리는 머리 스타일이 유행이기도 하고, 이 여자의 집요하고 완벽하면서 숨이 막힐 정도의 느낌을 표현하는 게 머리카락 한 가닥이었다. 그런 게 모델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다. 사람들이 '더듬이 뭐냐'고 할 줄은 알았다. 그런데 어느 정도는 노린 것이다. 가선영이라면 집요하고 결벽증이 있고 나만의 타이트한 룰이 있을 것 같았다. 그걸 헤어스타일로 했다.
-명품 협찬이 어려웠다고.
▶명품 브랜드에서는 드라마 협찬을 많이 안 한다고 하더라. 첫 회 입은 명품 재킷은 제니 씨가 입었던 모델인데 (스타일리스트가) 그걸 샀다고 하더라. 그래서 입게 됐다. 스카프는 내가 소장한 것을 많이 썼다. 이 사람이라면 이런 걸 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다. '세 자매' 때도 소품을 직접 사서 썼고, 작품마다 쇼핑을 직접 다니면서 준비했다. 가선영의 스카프는 전부 다 내가 구매한 것이다.
- 때리는 신이 많았는데.
▶잘 때려야 하는 신이 많은데 너무 세게 때린 적도 있다. 너무 미안하더라. 몇 번은 NG를 냈다.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뒤에 'XX'은 붙어야 할 것 같은데 방송에는 나갈 수 없지 않나. 촬영장에서는 그냥 'XX'이라고 말하면서 연기했다. 대사에는 없지만 감정이 올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팍 튀어나오는 순간이 있더라.
-악역의 매력을 많이 느꼈나.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많이 죽일 수 있을 것 같기도. (웃음) 그래도 작품은 신중하게 선택하는 성격이다. 내가 가진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지, 내가 가진 걸 끄집어내 주는 현장인지 그런 걸 고려한다. 이번에는 감독님, 문성근 선배님이 계셨다. 이런 대선배와 상대한 게 감사하고 영광이다.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패션쇼에 설 때만큼의 절정감을 연기할 때는 아직 (못 느꼈다). 40대 중반이어서 그때처럼 열정, 간절함이 없는 걸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그때 선배님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존재감이 있다, 그건 연기를 잘하는 누구와 비교하지 않아도 특별한 것'이라고 해주셨다. 정말 애정을 가지고 작업을 해주셔서 저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