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중진 펠로시, 20번째 하원 임기 마치고 내년 정계 은퇴 선언
트럼프 "사악한 여성, 은퇴해서 기쁘다" 밝혀
트럼프 "사악한 여성, 은퇴해서 기쁘다" 밝혀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2번이나 탄핵 위기로 몰아간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의 정계 은퇴 소식에 “기쁘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펠로시를 두고 “나는 그가 은퇴해서 기쁘다. 나는 그가 은퇴로 나라에 큰 기여를 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내 생각에 펠로시는 미국의 엄청난 부채였다”라며 “그가 “나는 그가 형편없는 일을 했고 나라에 막대한 피해와 명성의 손실을 안겨준 사악한 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85세인 펠로시는 1987년 47세의 나이로 정계에 입문하여 38년 동안 총 20번이나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점차 정치적 입지를 넓히던 펠로시는 하원 원내대표로서 2003년부터 20년간 민주당을 이끌었으며 그중 8년은 두 차례(2007년·2019년)에 걸쳐 하원의장을 지냈다. 펠로시는 2007년 하원의장 취임으로 역대 최초의 여성 미국 하원의장 기록을 세웠으며 현재까지 유일한 여성 의장으로 기록되어 있다.
펠로시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정권에서 건강보험개혁법(ACA)에 따른 공공의료보험(오바마케어) 입법과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등의 통과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중도 사퇴를 이끌어 내는 등 민주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른다고 알려졌다.
트럼프보다 약 6세 연장자인 펠로시는 특히 트럼프 1기 정부에서 트럼프와 극적으로 대치했다. 그는 하원의장 역임 당시 내란 선동 등의 혐의로 2019년과 2021년에 걸쳐 두 차례나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가결 처리해 상원으로 보냈다. 펠로시는 2020년에 트럼프의 의회 국정 연설 직후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뒤에서 연설문을 찢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20번째 의원 임기를 시작한 펠로시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지구상에서 가장 나쁜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역시 주기적으로 펠로시에게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 부었다.
펠로시는 6일 자신의 선거구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영상을 통해 2027년 1월 임기 종료 이후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당신의 힘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우리는 진전을 이뤘다. 우리는 언제나 앞서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에 적극 참여하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미국의 이상을 지켜내는 싸움을 계속함으로써 그 길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