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SCM 공동성명서 '핵사용시 김정은 정권 종말'·'주한미군 현수준 유지' 제외될 듯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7 11:45

수정 2025.11.07 12:46

대북 압박 표현 완화…주한미군 규모 조정 가능성 열어놔
억제 범위 '북한 포함 모든 역내 위협'…전략적 유연성 반영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 공격이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와 주한미군을 현재 전력 수준을 유지한다는 표현도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공동성명들에 비해 대북 압박 수위를 완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성명에는 지난해 성명에 있던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표현이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SCM은 한국과 미국의 국방 수장이 양국의 주요 안보 현안을 논의하고 협의하는 연례 회의체로 매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번갈아 열린다. 지난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참석해 한미간 이번 SCM 합의를 도출했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여전히 협의 중인 통상·안보 합의 내용을 문서화하는 '팩트시트'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SCM 공동성명과 합의문 발표를 팩트시트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이번 SCM 공동성명에선 지난 2022년 제54차 SCM 공동성명에 처음 포함됐던 "북한의 핵 공격이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직접적인 경고 문구가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빠진다. 지난해 제56차 SCM 공동성명에는 "핵무기 사용 기도하면 북한 정권 종말"이라고 경고한 바 있으나, 올해 SCM에서는 이러한 직접적 표현이 제외된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긴장완화 기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하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성명에 포함됐던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표현도 제외된다. 대신 "대한민국 방어태세를 갖추기 위해 주한미군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략적 유연성'으로 대변되는 주한미군 규모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북한의 침략에 대한 억제 범위를 "북한을 포함한 모든 역내 위협"으로 확대해 이 또한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 국방 수장은 이번 SCM에서 전작권 전환과 핵추진 잠수함 개발 협력 등 동맹의 현안도 논의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미는 정상 간 논의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발표된 뒤에 SCM 공동성명을 공개할 예정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