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 슈퍼사이클 본격화...韓 성장률 2% 복귀 가능성 커져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8 17:21

수정 2025.11.08 17:21

9월 경상수지 134억달러 흑자
내년 2% 성장 기대감 확산
지난 4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지난 4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우리 경제가 다시 2%대 성장률에 근접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한 데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 대외 불확실성 완화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이자 9월 기준으로는 최대치다. 올해 1~9월 누적 흑자는 827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가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을 확대시켰다고 평가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 호조가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자동차 수출의 지역 다변화, 선박 수출 호조, 대외순자산 배당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개선도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수출은 고성능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투자에 따른 배당수익 증가로 본원소득수지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 2000년 이후 반도체 확장기는 평균 2년가량 지속된 바 있어 이번 사이클도 요는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0.9%로 제시했지만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경제전망에서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년 동기 대비 1.2%로 기존 전망치(1.1%)를 웃돌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비쿠폰 효과와 수출 호조로 3·4분기 GDP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며 "올해 성장률이 1%를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낙관적이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수출 확대가 본격화되고 미·중 통상 마찰 완화 및 관세 협상 타결 등 대외 여건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재정 확대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 지난해 건설수주의 착공 본격화로 설비투자 증가도 기대된다.

다만 건설업 회복세가 아직 제한적인 데다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영향으로 일부 공정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변수다.
고환율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와 소비쿠폰 효과의 지속성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한편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9년 2.3%를 기록한 이후 2020년 -0.7%로 위축됐다가 2021년 4.6%, 2022년 2.7%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2023년에는 1.6%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2%를 회복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