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외 증시가 최근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방어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하락장에서 일정 수준의 손실을 막을 수 있는 '버퍼형 ETF'가 주목받고 있다.
9일 코스콤에 따르면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는 최근 한 달간 4.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지수가 0.19% 상승하는 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이다.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의 경우 버퍼 -10.2%, 캡 16.4%로 설정돼 있다.
버퍼형 ETF는 옵션을 활용해 참조자산이 하락할 경우 일정 구간 손실을 완충해주는 구조의 상품이다. 예컨대 기초자산인 S&P500 지수가 일정 수준까지 하락하더라도, 사전에 설정된 ‘버퍼 구간’ 내에서는 손실을 피할 수 있다. 반대로 상승할 경우에도 정해진 상한선까지만 수익이 제한되는 구조다.
이 같은 버퍼형 ETF는 지난 3월 국내 시장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증시가 가파른 상승 랠리를 보이자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다. 상단이 제한돼 있는 만큼 상승장이 이어질 때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간 버퍼형 ETF는 구조가 복잡하고 환율 영향도 적지 않아 국내 수요가 뚜렷하게 형성되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버퍼형 ETF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흔들리면서, 하방을 일정 부분 방어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도 버퍼형 ETF를 적극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으며, 주요 자문사나 보험사에서도 전략적으로 운용 중”이라며 “S&P500이나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에 대한 노출을 유지하면서도 하락 위험을 제한하고 싶은 투자자, 혹은 시장 강세를 보더라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어형 ETF 전반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커버드콜형이나 머니마켓형(파킹형)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일주일간 ‘TIGER 머니마켓액티브ETF’에는 1262억 원이 순유입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증시가 조정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 분위기가 관망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강세장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면, 당분간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버퍼형 등 하락 방어형 상품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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