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부, 철강·석화 구조개편 속도내지만... 전기료 등 에너지대책 빠져 '반쪽짜리'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9 18:22

수정 2025.11.09 18:21

매출 대비 전기요금 비중 15~25%
업계 "고부가 전환 등 한계 불보듯"
정부가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공급과잉 해소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산업계의 핵심 부담요인인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 완화대책은 빠지면서 정책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기요금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생산기지 해외이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지난 4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며 총 57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이 포함된 구조개편 로드맵을 공개했다.

정부는 △자율적 설비 조정 △통상대응 강화 △고부가·저탄소 전환을 3대 전략으로 설정했다. 공급과잉이 심화된 형강·강관 품목에 대해서는 고용유지 등 일정 조건 충족 시 '기업활력법'과 '철강특별법' 등을 적용해 세제·재정 인센티브를 검토 중이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정부의 구조조정 기조에 맞춰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산업부는 올해 말까지 대산·여수·울산 산업단지 등을 포함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로부터 자구계획을 제출받고 종합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대산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초안을 제출했으며, 여수·울산 산단 내 주요 기업들도 연말까지 재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업계가 요구해 온 에너지 비용 절감대책이 빠지면서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 kwh당 105.5원에서 지난해 181.8원까지 오르며 3년 새 70% 넘게 급등했다. 철강업계의 경우 총매출 대비 전기요금 비중이 15~25%에 달한다.

철강 및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생산원가에서 전기요금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설비 감축이나 고부가 전환도 에너지 부담이 지속되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기로 전환과 전력요금 제도를 연계한 선진국의 정책 사례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일본 경제산업성은 탄소감축 실적이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저탄소 요율제'를 검토 중이며, 유럽연합(EU)은 '그린딜'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로 설비 투자와 에너지 비용을 보조하고 있다.

전기요금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기업의 해외이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당 200원에 육박하며 미국·중국보다 비싸졌다"며 "기업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길 유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