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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3명 중 1명은 질병인 '비만' 전남·제주가 가장 높아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0 12:00

수정 2025.11.10 12:00

비만은 질병 단순한 체중 아닌 만성질환
성인비만율 34% 생활습관 관리가 핵심
비만인 성인 직장인의 모습. 챗GPT AI 생성 이미지
비만인 성인 직장인의 모습. 챗GPT AI 생성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질병관리청은 10일 발표한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성인 비만율이 34.4%로 10년 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국 평균을 기준으로 전남(36.8%)과 제주(36.8%)가 비만율이 가장 높았으며, 세종(29.1%)이 가장 낮았다.

질병관리청은 “비만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암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주요 건강위험 요인으로,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10년 전인 2014년(26.3%)에 비해 약 30.8% 증가했다.

비만은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을 기준으로 산출한 값으로, 조사대상자가 스스로 응답한 신체정보를 토대로 계산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 41.4%, 여성 23.0%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1.8배 높았다.

특히 사회활동이 활발한 30대(53.1%)와 40대(50.3%) 남성의 절반 이상이 비만군에 속했다. 여성은 **60대(26.6%)와 70대(27.9%)**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았다.

“나는 비만” 인식 높아, 비만율 전남·제주가 높아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54.9%)은 스스로 ‘비만하다’고 응답했다. 실제 비만군 중에서는 남성의 77.8%, 여성의 89.8%가 자신이 비만임을 인지하고 있었고,
비만이 아닌 사람 중에서도 여성의 28.2%, 남성의 13.0%가 스스로 비만이라고 생각해 여성이 체형에 더 엄격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 비율은 전체의 **65%**에 달했다.

비만군에서는 남성 74.7%, 여성 78.4%가 체중 조절을 시도했으며, 비만이 아닌 집단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약 1.5배 높은 시도율을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36.8%)과 제주(36.8%)가 가장 높고, 세종(29.1%)이 가장 낮았다. 충북 단양군(44.6%)은 전국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았고, 경기 과천시(22.1%)는 가장 낮았다. 즉, 지역 간 비만율 격차는 최대 약 두 배 수준(격차비 2.0)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추세를 보면 모든 17개 광역시·도에서 비만율이 증가했다.

전남은 2015년 25.4%에서 지난해 36.8%로 11.4%p 상승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울산·충남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세종은 2.9%p 증가(26.2%→29.1%)에 그쳐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였다.

한국 비만율, OECD 평균보다 낮지만 증가세는 지속
세계적으로 비만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NCD-RisC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1990~2022년 사이 비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으며,
OECD 보건통계 기준 우리나라의 과체중·비만율(36.5%)은 일본(26.0%)보다 높고, OECD 평균(56.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서구화된 식단과 신체활동 감소, 야근·스트레스 등 생활습관 변화로 한국 역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청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역 특성에 맞춘 맞춤형 건강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비만이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니라 ‘만성 대사질환’이자 암 발생 위험요인임을 경고한다.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 염증 반응,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해 대장암·간암·췌장암·신장암·자궁내막암·식도암·유방암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체중을 5~10%만 줄여도 혈당·혈압·지질대사 등이 개선되고, 만성 염증이 줄어 암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비만치료제에만 의존해 급격히 체중을 줄일 경우 근손실·영양불균형·대사 악화 등이 생길 수 있어
저열량 균형식, 단백질 섭취, 꾸준한 유산소·근력운동이 병행돼야 한다고 질병청은 강조했다.

권장되는 체중 감량 방법은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 △매 끼니 채소와 단백질(계란·생선·닭고기 등) 포함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운동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 실천 등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비만은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여러 만성질환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공중보건 이슈”라며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통계 기반의 비만 관리 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청은 비만뿐 아니라 지역사회건강조사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고, 보건소 중심의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과 만성질환 전문인력 양성 교육(FMTP)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