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지점도 무인점포도 줄어… 갈 곳 잃는 고령층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1 18:08

수정 2025.11.11 18:07

영업점 2년새 5733개→5509개
비대면 늘자 무인화도 감소세
창구 의존 높은 계층 불편 우려
"금융접근성 유지 필요" 목소리
은행지점도 무인점포도 줄어… 갈 곳 잃는 고령층
비대면 금융거래 확산으로 은행의 오프라인 채널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은행 영업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무인점포마저 줄어드는 추세다. 현금 사용이 줄어든 영향 때문이지만 고령층과 디지털 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16개 은행의 전체 영업점(지점+출장소)은 올해 3·4분기 기준 5509개로 전분기 대비 12개 감소했다.

은행의 영업점은 최근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말 5733개에서 2024년 말 5625개로, 올해 1·4분기에는 다시 5535개로 줄었다.

특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영업점 감소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영업점은 2023년 말 3926곳에서 올해 3·4분기 3750곳으로 2년 새 176곳이 사라졌다. 전체 은행 영업점 감소분의 78.6%에 해당한다.

은행 영업점 감소는 비대면 거래 확산과 인건비 절감을 위한 영업 효율화 조치의 결과다. 은행권은 온라인 중심으로 자원을 재배치하며 점포 통합과 축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무인점포에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무인점포는 은행이 물리적 영업점을 대체하기 위해 외부 상가나 빌딩 등에 별도 공간을 임차해 설치한 직원 비상주형 자동화 코너다. 현금 입출금·통장정리 등 기본 금융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소형 무인지점 형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무인점포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3828개로 집계됐다.

무인점포 수는 지난 2022년 상반기 4042개에서 증가세를 이어가며 2023년 상반기 4124개까지 늘었으나 같은 해 하반기 4081개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4000개 밑으로 떨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ATM과 영업점이 줄어드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현금 사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계약기간이 종료된 곳을 중심으로 무인점포 효율화 차원에서 감축해왔다"며 "모바일뱅킹과 간편결제 등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ATM이나 무인점포 이용 자체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은행 영업점에 이어 무인점포까지 줄어들면서 현금거래에 의존하는 고령층과 디지털 소외계층의 불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인증 절차를 어려워하는 고령층에게는 여전히 오프라인 창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내부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은행들은 영업점과 ATM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우체국 점포를 현금 입출금 및 기초 금융서비스 제공 채널로 활용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상태다.

다만 수수료 부담과 비용 배분, 소비자 보호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 구조로의 전환은 불가피하지만 아직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층이 많다"며 "효율화 과정에서도 최소한의 금융접근성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