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로 기업대출 확대
과도한 금리 경쟁은 수익성에 독
증시 활황따른 질낮은 수신 주의
금융硏 "리스크 대비 핵심 과제"
자본비율 관리와 리스크 대응이 내년 은행권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출 규제에도 올해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함께 기업금융 경쟁이 과열될 경우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이 커지는 만큼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고, 수신의 질마저 떨어질 경우 은행권의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과도한 금리 경쟁은 수익성에 독
증시 활황따른 질낮은 수신 주의
금융硏 "리스크 대비 핵심 과제"
한국금융연구원(KIF) 김영도 은행연구실장은 11일 '2026년 경제 및 금융전망 세미나'에서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 성장 제한으로 기업대출 확대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예금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업권간 수신 경쟁이 심화되는 마당에 증시로의 자금이동 가능성이 커졌다"며 "시장금리 하락으로 NIM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신 경쟁으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연구원은 은행산업의 두 축 가운데 하나인 여신부문에서 성장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성장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총량관리와 서울·수도권의 주담대 억제 조치가 시행되면서 은행권 전반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기업대출 확대 경쟁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에 은행권이 각종 투자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금리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도 점쳐진다.
수신부문에서는 예금금리 하락과 증시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정기예금 비중이 축소되며 수신 여건의 질적 악화가 우려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시장금리 하락세와 수신경쟁으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NIM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수익성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 △금융회사 교육세 인상 방안 △새도약기금(배드뱅크) 재원 분담 등이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건전성부문에서는 경기 회복 지연과 일부 산업구조조정이 맞물릴 경우 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RWA 하한이 올해 60%에서 내년 65%로 상향 적용될 예정이어서 자기자본비율 하락 압력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본격적인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기업대출 확대와 재무안정성 유지 간의 균형이 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생산적 금융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적정 연체율과 자본비율 등 재무안정성 확보에도 부담이 생길 것"이라며 "기술신용대출 등 사업성평가 기반 대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모델을 적극 도입·고도화해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생금융지수 활용, 국민성장펀드 출자, 가계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등 혁신금융 촉진을 위한 정책에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생산적 금융 전환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실장은 "혁신·중소기업은 높은 사업 불확실성으로 손실 가능성이 큰 만큼 대규모 손실 발생시 은행 건전성과 수익성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전이될 위험이 상존한다"며 "금융지주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이 효과 증대와 리스크 최소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의 성장성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경영전략 재검토 △평판 리스크 관리를 위한 사전·사후적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구축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내부 관행 개선의 필요성을 함께 제시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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