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탄소중립 中企에 '자금 지원' 당근… 녹색전환 이끄는 기보

신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1 18:23

수정 2025.11.11 18:22

K택소노미 평가보증 사업 안착
30억 지원에 보증료 감면 혜택
요소수 기업 '금성이엔씨' 선정
"진짜 녹색기업 사회적 인증 역할"
금성이엔씨 본사 전경 금성이엔씨 제공
금성이엔씨 본사 전경 금성이엔씨 제공
국내 요소수 시장 2위 업체인 금성이엔씨는 올해 기술보증기금의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평가보증' 지원을 통해 30억원 규모의 은행 대출을 확보했다. 자금 숨통이 트이면서 현금 흐름에 2개월 치 여유를 가졌고, 요소 원료 수입 물품 대금 결제에 안정적으로 활용했다. 나성범 금성이엔씨 대표는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우리 기술이 환경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더 큰 의미"라고 말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성이엔씨는 1994년 설립된 수처리 화학 전문기업으로, 현재는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NOx) 저감용 요소수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2021년 요소수 대란 당시에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며 시장 점유율 2위(약 25%)를 지켜냈다.



금성이엔씨는 저품질 산업용 요소를 고품질 차량용으로 정제하는 자체 기술을 보유해 원료 국산화와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기술은 K택소노미상 '대기오염 관리 관련 부품 생산' 항목에 해당,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인정받았다.

K택소노미는 환경부가 정의한 '녹색경제활동 분류체계'로, 온실가스 감축과 오염 방지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기업을 구분하기 위한 기준이다. 기보는 이를 중소기업 금융에 적용한 K택소노미 평가보증 사업(2800억원 신규공급)을 지난 4월부터 시행했다.

기보는 기업의 기술성과 더불어 K택소노미 적합성 평가시스템(KTAS)을 활용해 자금 사용 목적별 환경 기여도를 평가한다. 이 과정을 통과한 기업은 △보증한도 최대 30억원 △보증비율 상향(90~95%) △보증료 감면(0.2~0.4%p)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보 관계자는 "녹색금융의 핵심은 '진짜 녹색'을 가려내는 것"이라며 "택소노미 기반 평가는 단순한 보증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기술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증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보는 2020년 이후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 따라 '그린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 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기보 넷제로+ 2030' 전략방향을 수립해 탄소중립 이행과 에너지 전환, 자원순환 분야 기업에 대한 보증·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4년엔 한 해 동안만 7개 시중은행에 448건의 K택소노미 평가서를 제공하고 1688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신규 공급했다. 금성이엔씨의 경우 이번 지원에서 우리은행과의 협약 상품을 통해 2년 동안 보증료 면제, 우대금리 적용 등 금융 조건의 부담도 줄였다.


기보는 K택소노미 평가보증을 비롯해 △보증서 미수반 K택소노미 평가사업 △Net-Zero 멤버스 제도 △녹색채권 외부검토기관 등록 등으로 녹색금융 인프라를 확장해오고 있다. 궁극적 목표는 탄소중립과 녹색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주체로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다.


나 대표는 "정부나 대기업의 탈탄소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공정 개선과 기술 혁신은 중소 제조기업이 실행한다"며 "정책이 K택소노미 평가보증처럼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