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점차 개선, 1.8% 성장"
체질 근본적 개선해야 저성장 탈피
체질 근본적 개선해야 저성장 탈피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0.8%에서 0.9%로 올렸다. 내년 전망치는 올해보다 두배에 이르고 예측 기관에 따라 2%에 근접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장기불황에 빠진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이 점차 밝아지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의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3.2%와 3.1%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세계 평균치는 3%대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2%에 못 미치는 우리 성장률은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대목이다.
최근 2% 아래의 저성장세에 들어선 우리 경제가 언제 대만과 같이 활황을 보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의 추진력과 기업의 활약이 어우러져야 가능할 것이다. 연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0.7%로 역성장을 경험했다. 이후 2021년 4.6%로 회복세를 기록한 뒤 2022년 2.7%, 2023년 1.4%, 2024년 2.0%로 저성장 늪에 빠져든 모습이다.
일각에선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에서 선방한 뒤 내년에 2%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경기 낙관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지금은 더욱 긴장하고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첨단산업을 위시한 산업진흥 정책을 펴고 기업들이 마음껏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수출은 더 독려하고 침체에 빠진 내수를 살려야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수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여건은 녹록지 않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숙제도 산적해 있다. 한미 무역협정이 일부 진전을 보이고 미중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되었다지만, 주요 수출품목에 적용되는 관세율과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최근 크게 오르는 환율 문제도 있다. 국내외 기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물가에 압력으로 작용, 내년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도 문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내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미국 관세 인상과 중국 경기둔화의 이중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 편성이 확장적 재정정책이라는 점은 양날의 칼과 같다. 내수진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어서다.
주가지수가 4000을 돌파하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올해보다 높다는 점에 좋아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외경제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를 가리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부른다.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체질을 다져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여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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