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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엔비디아 팔고 오픈AI에 22조원 투자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1 23:20

수정 2025.11.11 23:20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에 대한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1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10월 중 엔비디아 주식 3210만주를 58억 3000만달러(약 8조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 지분 일부도 91억 7000만달러에 처분했다.

요시미쓰 고토 소프트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자 설명회에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이번 지분 매각은 자산 현금화 전략의 일환으로 향후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매각이 AI 기업들의 고평가 우려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2017년 약 40억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지분을 취득했다가 2019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내 5000억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를 비롯해 엔비디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여러 AI 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을 엔비디아에 대한 회의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롤프 벌크 뉴스트리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가 10~12월 분기에만 최소 305억달러의 투자 자금이 필요한 상황으로, 그 중 225억달러는 오픈AI, 65억달러는 앰페어(Ampere)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이는 지난 2년간 총 투자액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분석했다.

비전펀드는 이번 분기 190억달러의 평가이익을 기록하며 소프트뱅크 전체 이익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고토 CFO는 "지난해 9월 오픈AI에 첫 투자를 단행한 이후 이번 실적 개선이 가능했다"며 "오픈AI의 기업가치는 현재 5000억달러 수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투자 이후 오픈AI의 지분을 기존 4%에서 11%로 확대하게 되며, 향후 성과와 밸류에이션에 따라 추가 투자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지배지분으로 간주되는 40% 이상은 보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0년 1월20일 도쿄 긴자(銀座) 쇼핑가에 있는 소프트뱅크 상점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일본 기술 대기업 소프트뱅크 그룹은 11일 보유하고 있는 엔비디아 주식 전량을 58억3000만 달러(약 8조5357억원)에 매각했으며,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에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020년 1월20일 도쿄 긴자(銀座) 쇼핑가에 있는 소프트뱅크 상점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일본 기술 대기업 소프트뱅크 그룹은 11일 보유하고 있는 엔비디아 주식 전량을 58억3000만 달러(약 8조5357억원)에 매각했으며,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에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