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日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주식 팔아가며 AI 투자 '올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2 13:50

수정 2025.11.12 13:50

日 소프트뱅크, 다음달 美 오픈AI에 약 33조원 추가 투자 재원 마련 위해 엔비디아 주식 전부 팔아 소프트뱅크 손정의, 美 '스타게이트' 사업으로 AI 투자 확대 시장에서는 오픈AI 가치 고평가 우려, 소프트뱅크 투자 여력도 불확실
지난 2월 3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IT·투자 기업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왼쪽)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악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 2월 3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IT·투자 기업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왼쪽)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악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IT·투자 기업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알짜’ 주식까지 팔아가며 인공지능(AI)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투자시장에서는 미국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들의 가치가 과대평가되었다며 무리한 투자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SBG의 주가는 12일 개장과 함께 약 10% 폭락했다. 주가는 장중 반등하여 오후 1시 기준 전일 대비 약 4~5% 내린 지점에 머물렀다.

전날 SBG의 고토 요시미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간결산 발표에서 다음달 오픈AI에 225억달러(약 33조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오픈AI에 강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SBG는 지난 2022년에 ‘챗GPT’ 출시 이후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월부터 오픈AI에 여러 차례 투자했으며 오픈AI가 지난달 기업구조 개편 방안을 확정하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SBG의 오픈AI 투자 총액은 다음달 투자를 완료하면 347억달러(약 50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해당 금액은 2019년부터 오픈AI에 초기 투자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투자액을 웃도는 금액이다.

SBG는 다음달 투자를 마치면 오픈AI 지분 11%를 확보하게 된다. SBG의 지분 가치는 비상장기업인 오픈AI의 기업 가치를 5000억달러(약 733조원)로 추산할 경우 8조엔(약 76조원) 이상이다.

SBG는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식을 매각했다고 알려졌다. 회사 측은 11일 발표에서 지난달 보유하던 엔비디아의 주식 전부(3210만주)를 58억3000만달러(약 8조5000억원)에 팔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분 매각으로 3544억엔(약 3조3600억원)의 이익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SBG의 고토는 같은날 엔비디아 주식 매각을 놓고 “지난 10월 매각에는 따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며 엔비디아 기업 자체와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오픈AI에 투자하는 금액은 3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를 위해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돈을 빼내야 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주가는 SBG의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2.96% 급락했다.

앞서 SBG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백악관에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과 함께 만났다. 3사 대표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스타게이트’로 명명된 AI 기반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등을 건설하겠다며 각 기업들이 총 1000억달러를 즉시 투자하고, 앞으로 4년에 걸쳐 4000억달러(약 587조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SBG의 AI 투자를 '도박'으로 평가하면서 오픈AI가 AI 산업을 계속 주도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픈AI의 적자 경영을 강조하고 소프트뱅크의 투자 회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 금융정보기업인 MST파이낸셜의 데이비드 깁슨 선임 분석가 역시 지난달 소프트뱅크의 목표 주가를 하향했다.
그는 오픈AI의 수요가 이미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으며, 소프트뱅크의 투자 여력이 장기적으로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13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왼쪽)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지난해 11월 13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왼쪽)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