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최근 일주일간(11월4일~11일) 4.9% 상승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435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 가격은 이후 급격한 조정을 받아 지난달 말 3930달러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이달 11일 4126.68달러까지 반등하면서 4100달러선을 탈환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금 가격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경제 데이터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 수요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귀금속 거래소인 제이너 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지난주 부진한 데이터로 시장이 연준에 대한 기대에서 좀 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기울었다"며 "12월에도 금리 인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값에 활기가 돌자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 거래되는 1g당 금 가격도 이날 19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18만8750원) 대비 5.7% 상승한 금액이다.
다만 국내 금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원화로 환산한 국제 금 가격은 이날 g당 19만3810원에 마감하면서 김치 프리미엄(괴리율)은 약 3%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괴리율이 20.5%까지 벌어져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금 가격 상승에 투자자금도 다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일주일간 'ACE KRX금현물'을 6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KRX 금현물지수와 가격이 연동되는 상품이다. 국내 전체 ETF 중 순매수 규모 6위에 해당한다. 'TIGER KRX금현물'(185억원), 'KODEX 금액티브'(43억원)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한주에 1000억원 내외의 자금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최근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UBS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분석 노트에서 금 가격이 내년이나 2027년에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핵심 포트폴리오가 더욱 탄력적이 되고 있다"면서 "금은 장기적인 전략 자산이자 자산 배분의 핵심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과거에는 금을 단기적인 투기 대상이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헤지 수단으로만 활용했지만 현재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 핵심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UBS는 아울러 금이 장기 핵심 자산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면서 시장 침체기에도 포트폴리오가 덜 흔들리고 더 잘 버틸 수 있는 탄력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은 주식이나 채권과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이어서 시장 격동기에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UBS는 이런 장점 덕에 "금 투자자 기반이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채권, 달러, 기타 자산을 팔고 금에 몰려든 덕에 금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는 선순환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중앙은행이 미국 달러화 비중을 축소하면서 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도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금 매수에 나서 앞으로도 금값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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