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용카드

'엄카' 눈치 안본다… 청소년 신용카드 흥행

이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2 18:15

수정 2025.11.12 18:14

우리카드 발급 건수 60% 증가
'주체적 삶' 추구 잘파세대 공략
카드사는 미래고객 확보로 연결
지난해 10월 출시된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에브리포인트' 카드 플레이트 우리카드 제공
지난해 10월 출시된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에브리포인트' 카드 플레이트 우리카드 제공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가 꾸준한 수요를 보이며 카드사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를 통해 미래 고객인 청소년 수요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출시된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에브리포인트'의 올해 3·4분기 발급 건수는 지난해 4·4분기와 비교해 59.3%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가족 신용카드 출시에 힘입어 청소년 고객을 겨냥해 서비스 보완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청소년 소비패턴에 맞는 카드상품 및 신청 프로세스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3월 오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서비스 개편시 사용자의 이용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청소년 가족카드가 안전한 금융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중·고등학생의 건전한 금융거래 및 소비지출 습관 형성을 위해 지난 2021년 가족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부모가 미성년 자녀(만 12세 이상의 중·고생)의 카드 이용 업종과 한도 등을 설정할 경우 자녀가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용카드업자는 민법상 만 19세 이상인 사람에게만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으나 만 12세 이상인 중·고생 자녀도 부모의 신청에 따라 가족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NH농협카드가 '지금(zgm) 스스로카드'를 선보이면서 미성년 신용카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청소년이 스스로 경제생활을 경험하고, 금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등 청소년 전용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의 안전한 카드 이용을 위해 카드의 이용한도와 이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가족카드 혁신금융서비스 시행과 동시에 삼성카드와 신한카드가 가장 먼저 미성년자 신용카드 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됐고, 이후 현대카드와 우리카드가 추가됐다.

가족 신용카드는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청소년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고생들이 직접 돈을 관리하고, 금융 혜택 등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흥행 요소라는 설명이다.


카드사들은 미래고객 확보를 위해 가족카드 시장에 뛰어든다. 타깃층이 청소년으로 한정돼 있어 일반 신용카드와 견줘 시장이 크지 않지만 이들이 성인이 된 후 해당 카드사로 유인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가족카드를 취급 중인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족 신용카드는 연회비가 아예 없거나 1000원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 수익성이 큰 상품은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들이 카드사의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