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때 퇴출안된 좀비기업 ... GDP 0.5% 갉아먹었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2 18:31

수정 2025.11.12 21:51

한은 "정화효과 줄어 성장 발목"
5년간 국내투자도 3%이상 타격
제때 퇴출안된 좀비기업 ... GDP 0.5% 갉아먹었다
한국경제가 1990년대 이후 직면한 경제위기 때마다 그 이전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한 요인으로 한계기업을 적시에 퇴출하지 못한 점이 지목됐다. '정화'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면서 민간투자가 비활성화된 것이 경제성장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2일 'BOK이슈노트: 경제위기 이후 우리 성장은 왜 구조적으로 낮아졌는가'를 통해 "1990년대 이후 경제위기를 거치며 우리 경제는 성장 추세가 구조적으로 둔화됐는데 대부분 민간소비와 민간투자 위축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칠 때마다 경제성장률은 단계적으로 하락했다. 각 국면별로 따져보면 1990~1997년 대비 2000~2007년 성장률 하락 폭은 연평균 2.8%p였다.

2000~2007년과 2011~2019년을 비교하면 2.6%p, 2011~2019년과 2022~2024년의 경우 1.0%p를 기록했다.

그 원인 중 한 축인 민간소비 둔화는 우리 경제가 성숙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가계부채 누증 등이 가세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됐다. 부유신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위기로 인한 항구적 수요 충격이 투자 경로를 통해 성장의 추세적 둔화로 이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제위기가 구조적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국내 투자와 국내총생산(GDP)은 이전 추세를 충분히 회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 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신규기업 시장진입률(창업률)이 급감했으나 기존기업의 퇴출률(폐업률)은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며 "미국은 경제위기 시 해당 지표가 예상대로 증가한 반면 한국은 늘지 않았고, 팬데믹 때는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실제 퇴출기업의 재무 특성을 바탕으로 개별 기업 퇴출확률을 추정해 퇴출 고위험기업을 식별한 결과 해당 비중은 2014~2019년 약 4%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퇴출기업의 비중은 2%로, 그 절반에 그쳤다. 또 만일 퇴출 고위험기업이 산업 내 정상 기업으로 대체됐으면 2014~2019년 국내 투자가 3.3%, GDP로 환산 시 0.5%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팬데믹 이후로 따져 봐도 국내투자가 2.8%(GDP +0.4%) 늘어났을 것으로 계산됐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