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로 자금 이탈하자 예금금리 올린 은행들
4대 시중銀 정기예금 잔액 열흘새 11조 증가
4대 시중銀 정기예금 잔액 열흘새 11조 증가
[파이낸셜뉴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안전 최고" 돌다리 투자자들 2.7~2.8% 예금 가입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4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9657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1조275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한 달간 정기예금은 11조1242억원 늘었는데, 이달 들어 열흘 만에 지난달 증가액만큼 늘어나 한 달하고 열흘 만에 22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금융채 금리 상승으로 2%대 초중반이던 이자율이 잇달아 올랐다.
현재 4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12개월 기준) 금리는 2.7~2.8%를 형성하고 있다.
하루 만에 금리가 0.05%포인트 오르는 등 전에 없는 급격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시중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코스피 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 수요가 점차 빠르게 몰리자 자금이탈 방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잔액이 주식시장 활황에 지난달엔 22조원, 이달 들어 11일까지 10조원 넘게 빠졌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시장금리 상승폭이 가파르자 은행들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실제 예·적금 상품 금리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적금 상품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9월 말 38조2729억원이던 4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10월 말 38조598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11월 11일에는 3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도래 예금 이탈한 저축은행, 예수금 잔액 줄어
이처럼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줄줄이 인상하면서 저축은행 예금 잔액은 줄어들고 있다.
13일 예금보험공사가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저축은행 예수금 잔액은 103조5000억원으로 9월 말(105조원)보다 1조5000억원 감소했다.
9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을 앞두고 이어지던 저축은행 수신 증가세가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67%로 9월 초(2.99%) 보다 0.2%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예금보험공사 측은 "10월에 만기 해지된 정기예금이 재예치되지 않고 이탈하며 예수금 잔액이 감소했다"며 "이는 저축은행 예금금리 인하로 시중은행과 금리 차가 줄어든 결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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