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수험생들 "수능 잘봐서 원하는 대학 가고 싶다"
"우리 딸 시험 잘봤으면" 학부모 눈물 '글썽'
경찰, 순찰차 후송 등 수험생 234명 지원
"우리 딸 시험 잘봤으면" 학부모 눈물 '글썽'
경찰, 순찰차 후송 등 수험생 234명 지원
13일 오전 7시 30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고3 수험생 장모양(19)은 "수능을 잘 봐서 서강대에 가고 싶다"며 이같이 희망했다.
이날 수능이 실시되는 서울 곳곳의 시험장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손에 도시락통을 든 수험생은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시험장으로 향했다. 이른바 '수능 한파' 없는 10도 안팎의 포근한 기온 덕에 수험생의 옷차림은 비교적 가벼웠다.
일부 수험생들은 친구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 김모군(19)은 "정시 원서만 쓸 거라 더 긴장이 된다"며 "부모님께는 '떨려도 시험을 잘 치르고 오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손모군(19)은 "특히 첫 시험인 국어영역이 긴장된다"면서도 "늘 하던 것처럼 열심히 시험을 치를 거라 후련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배문고등학교 학생회 응원단이 자리 잡았다. 1·2학년 학생들은 피켓을 흔들며 선배들을 향해 "수능 대박"을 외쳤다. 배문고 학생회 소속 이동진군(18)은 "선배들의 수능이 끝나면 우리의 시작"이라며 "지금까지 준비해 온 대로만 잘하시라"고 응원했다.
학부모 응원단은 따뜻하게 데운 보리차와 간식 봉투를 나눠줬다. 수험생이 지나가면 "힘내", "하던 대로 해" 같은 짧은 격려가 이어졌다.
구로동에서 온 양일영씨(49) 부부는 아들 문형군(19)을 들여보낸 뒤에야 직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내 이미선씨(43)는 "어제 예비소집부터 함께 오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며 "평소처럼 먹고 힘냈으면 해서 좋아하는 반찬을 넣었다"고 했다.
자녀를 시험장으로 들여보낸 뒤 눈시울을 붉힌 학부모도 있었다. 학부모 김모씨(56)는 "딸을 수험장에 보내고 나니 눈물이 난다"며 "긴장하지 말고 소신껏 잘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입실 시간이 가까워지자 교문 앞은 분주해졌다. 오전 8시 5분께 한 수험생 수송지원 차량이 급히 정문 앞에 멈춰 섰고, 차에서 내린 학생이 가방을 멘 채 헐레벌떡 교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어 8시 7분께 또 다른 차량이 도착해 또 한 명의 수험생을 내려줬다.
수험생 수송 지원에 나선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카포스) 소속 안명렬씨(62)는 "문래역에서 여의도여고까지 왔다"며 "오는 내내 늦을까 봐 마음을 졸였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230명이 넘는 수험생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험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순찰차 수송 134건 △에스코트 36건 △수험표 찾아주기 16건 △주정차 차량 이동 등 기타 48건으로 수험생에게 총 234건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이날 오전 5시 43분께 경기 서해안고속도로 팔탄JC 서울방향 인근에서 교통사고로 전 차로가 통제되자, 수험생을 순찰차에 태워 서울 중구 소재 이화여고까지 약 50㎞를 수송했다.
대전경찰청 중부경찰서는 오전 7시 57분께 수험생이 지갑을 놓고 나와 시험장까지 뛰어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 순찰차에 태워 수험장까지 2㎞가량을 수송했다.
경찰은 수능 종료 시까지 시험장 주변 경음기 사용 등 소음 유발요인에 대해 신속 조치하고, 종료 이후 미성년자 음주·무면허 운전 등에 대한 예방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서지윤 최승한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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