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추워지면 무릎이 붓는 이유…관절 속 염증 신호? [100세 시대 건강 설계]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4 06:00

수정 2025.11.14 08:09

기온 떨어지면 혈관 수축하며 무릎 혈막 자극...염증 우려
무릎 따뜻하게 보호하고 규칙적인 운동 필요
정구황 원장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정구황 원장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파이낸셜뉴스] 주부 강모씨(64세)는 최근 아침마다 무릎이 뻣뻣하고 부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기온이 떨어진 날에는 계단을 내려가거나 오래 서 잇을 때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불편했다. 처음에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해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만 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무릎이 자주 붓자 결국 병원을 찾았다.

무릎이 붓는 것은 관절 내부에 염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무릎 관절 안쪽은 연골, 인대, 활막 등 여러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활막은 관절액을 만들어 연골을 보호하고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역할을 한다. 가을과 겨울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관절 주변 조직의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활막이 자극될 수 있다. 이러한 자극이 반복되면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관절액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무릎이 붓거나 열감, 뻣뻣함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단순히 연골이 닳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연골이 마모되면서 생긴 미세 파편들이 관절 내에 남아 활막을 자극하는 과정이 동반된다. 이 때 활막염(관절막 염즘)이 발생하면 관절액 분비가 증가한다. 그 결과 무릎이 붓고 뻣뻣함이 심해지는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이 같이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의 마모와 활막의 염증 반응이 함께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통증 외에도 부종, 열감, 시린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관절염 초기에 통증 보다 붓는 느낌이 먼저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이 염증 반응 때문이다.

부종이 동반된 무릎 통증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x-ray를 통해 연골 상태와 관절 간격을 확인하고 필요 시 MRI를 통해 활막염 여부나 관절액 증가 여부를 평가한다. 치료는 통증과 염증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히알루론산 연골 주사 또는 소량의 스테로이드) 등이 적용된다. 특히 퇴행성관절염은 허벅지 앞쪽 근육(대퇴사두근) 강화와 체중 관리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보존적치료에도 증상 개선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상황에 따라 관절내시경하 연골 미세천공술, 자가혈소판 풍부혈장(PRP) 주사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PRP는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추출한 고농도 혈소판을 손상된 관절 부위에 주입해 조직 재생과 회복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중등도 관절염 단계에서 특히 유용하다.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며 관절염의 진행 속도를 늦춰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미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효과 지속 기간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유지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으며 만성질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무릎이 자주 붓는 증상은 단순 피로나 날씨 탓으로 넘기면 안된다. 부기와 함께 열감이 느껴지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심해질 경우 관절 내부 염증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계절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일수록 무릎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규칙적인 운동과 근력 강화를 유지하는 것이 관절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정구황 원장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