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업무 환경에서 인공지능(AI)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전 세계 직장인의 AI 잠재력에 대한 낙관론이 불안감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를 매일 사용하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용자보다 생산성, 고용 안정성, 급여 면에서 월등한 성과를 보인다고 답했다. 다만 아직까지 직장인들이 AI를 사용하는 빈도는 여전히 낮아, 리더들이 동기를 이끌어내고 혁신과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일PwC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 글로벌 직장인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2019년 이후 6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7~8월 전 세계 48개국 직장인 4만98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생성형 AI를 매일 사용하는 직장인의 생산성 향상 체감도는 92%로, 간헐적 사용자(58%)를 34%포인트 앞질렀다. 이들은 고용 안정성(58%)과 급여 인상(52%) 면에서도 간헐적 사용자(각각 36%, 32%)보다 큰 개선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한 향후 1년 내 직무 전망에 대해 낙관도 AI 매일 사용자가 69%로, 간헐적 사용자(51%)와 비사용자(44%)를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AI 활용의 긍정적 효과가 입증됐지만 AI를 매일 쓰는 사용자는 지난해 12%에서 올해 14%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1년간 업무에 AI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직장인도 절반을 조금 넘은 54%를 기록했다. 의사결정을 포함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트 AI의 사용률은 6%로 더욱 낮아 AI 활용 확대의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에서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업무 숙련도를 높이는 ‘업스킬링(upskilling)’ 기회 제공이 중요해졌지만, 직급에 따른 교육 기회 격차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학습 및 개발 자원을 충분히 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임원급 72%, 중간관리자 66%, 일반 직원 51%로 최대 21%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과 한국의 차이도 극명했다. 한국은 지난 1년간 ‘직장에서 내 경력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기술을 배웠다’고 답한 비율이 31%로, 글로벌 평균(56%)에 크게 못 미쳤다. 보고서는 “리더는 미래에 가장 중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명시하고 그것을 비즈니스 전략과 연결하며, 공정하게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직무에서 새로운 역량을 테스트하고 적용할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업스킬링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피트 브라운 PwC 글로벌 인력 부문 리더는 "매일 AI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생산성, 고용안정성, 급여 등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를 조직 전체로 확산하려면 단순 교육을 넘어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며 "사람과 AI의 협업 방식을 재정의하는 것이 생성형 AI를 진정한 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최창범 인사전략 파트너는 “AI 시대의 진정한 혁신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투명한 리더십과 신뢰 기반의 조직문화 정착, 그리고 임직원의 AX 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최 파트너는 “국내 기업들은 AI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지속 성장을 위해 기존 인사관리(HR) 영역을 엔드투엔드(E2E) 관점의 AX로 추진해야 한다”며 “이 과정의 핵심은 변화관리로, 단순한 시스템 구축이 아닌 리더십 신뢰 회복과 교육 및 소통 강화, 그리고 모든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하는 협력적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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