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6.25 한국전쟁 당시 1023일 동안 대한민국의 피란수도였던 부산의 특화된 역사 문화자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부산시는 지난 13일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우선등재목록은 잠정목록 중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보호·관리 계획 등을 충족하는 유산이 선정되며, 향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추가 심의를 거쳐 세계유산 등재신청을 위한 공식절차인 예비평가 대상으로 신청할 수 있다.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은 20세기 중반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국가 기능과 사회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조성된 국가 단위의 피란수도 사례를 증명하는 유산이다.
2023년 5월 16일 국내 최초로 근대유산 분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공식 등재됐고, 작년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처음 신청했으나 한차례 보류된 바 있다.
시는 작년 회의 때 보류된 사항을 충실히 보완한 후 부산의 세계유산 등재 및 보존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이번 신청은 작년과 달리 피란유산 2곳이 추가된 11곳의 유산으로 구성됐고 유네스코가 제시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문화유산위원회의 제안사항 보완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은 경무대(임시수도대통령관저), 임시중앙청(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 아미동 비석 피란주거지, 국립중앙관상대(구 부산측후소),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부산근대역사관), 부산항 제1부두, 하야리아기지(부산시민공원), 유엔묘지, 우암동 소막 피란주거지까지 9개 구성요소로 이뤄졌다.
이번 우선등재목록 심의에서는 영도다리, 복병산배수지를 새로운 구성요소로 추가하고 등재기준 등을 보완해 완성도를 개선했다.
그 결과 이번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부산의 유산'이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국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조성된 피란수도 부산의 사례를 증명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와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시는 이번 국가유산청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선정에 따라 유네스코 예비평가 등의 후속 절차를 이행하며 신청서의 완성도를 더 높일 예정이다.
현재 국내 잠정목록 유산 14건 중 우선 등재목록으로 선정된 유산은 '양주 회암사지유적'과 부산시의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2건이다.
국가유산청은 국내외 절차에 따라 최종 등재 후보를 선정한다.
박형준 시장은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세계유산 등재추진은 국내 최초 근현대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 사례로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피란민들을 품어 대한민국을 지탱한 우리 부산을 국제 연대와 협력, 평화의 상징으로서 널리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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