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통상본부장 "합의 견고하려면 대미투자로 공동화우려되는 韓제조업 챙겨야"
유명희 "韓美무역합의문은 시작일뿐…韓제조업 지원 병행해야"前통상본부장 "합의 견고하려면 대미투자로 공동화우려되는 韓제조업 챙겨야"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한국과 미국이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조건 등 무역 합의 세부 내용을 확정했지만, 대미 투자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잘 이행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통상 전문가가 제언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한미 무역 협상을 담당했던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밴플리트 정책 포럼'에서 "공동 팩트시트는 최종 결과물이라기보다는 길고 불확실한 과정의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한미 양국은 미국의 관세 인하와 한국의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 세부 내용을 명문화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연간 투자액을 최대 200억달러로 한정하고 투자액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등 한국 경제와 외환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건을 이번 합의에 반영했지만,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금액의 현금 투자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하다.
유 전 본부장은 "양국 정부가 양국 모두에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를 어떻게 선정, 관리하느냐에 많은 게 달려 있다.
그는 "진짜 시험은 앞으로 있을 것이고, 이건 정말 가본 적이 없는 길"이라면서 "한국에는 이런 엄청난 양의 자원을 미국에 투자하면 우리 자체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를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미 투자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면 이런 투자는 한국의 제조업 기반을 약화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미국이 제조업 분야, 특히 전략적 첨단 산업을 재건하는 데 있어서 협력할 수 있는 정말로 훌륭하고 소중하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한국 같은 훌륭한 동맹이자 제조업 파트너와 무역 마찰을 일으키기보다는 우리의 노력을 양국의 산업·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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