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온병원 심혈관센터 김현수 과장(사진)이 부산 관광 중 폐동맥색전증으로 의식을 잃은 외국인을 빠른 진단으로 생명을 구한 감동적인 일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해당 환자는 장거리 비행 여행으로 다리 속에 생긴 혈전이 폐동맥색전증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나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이달 초 가족과 함께 부산에서 관광을 즐기던 50대 필리핀 여성이 폐동맥색전증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와 이 병원 심혈관센터 김현수 과장의 빠른 진단과 응급치료 끝에 입원 1주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16일 밝혔다.
온병원에 따르면 필리핀 국적으로 55세 여성 A 씨는 지난 11월 4일 부산관광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그녀는 가슴 통증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급히 온병원 심혈관센터로 이송됐다.
A 씨는 평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과거 뇌졸중 병력이 있었으며, 비행기 안에서 오랫동안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세가 다리 속에 혈전을 만들고, 그 혈전이 폐혈관을 막아 폐동맥색전증이라는 위험한 상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온병원 심혈관센터 김현수 과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A 씨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심전도, 심장초음파, 흉부 CT 검사를 신속히 진행해 병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냈다. A 씨는 응급조치 직후 중환자실로 옮겨 산소치료와 항응고제, 항생제를 투여하며 집중 치료를 이어갔다. 그는 다음날 정맥조영 CT를 통해 왼쪽 종아리의 심부정맥에서 혈전이 생긴 사실이 확인됐다.
입원 나흘째부터 열과 호흡이 안정되기 시작한 A 씨는 11월 8일 검사에서 심장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 것이 확인됐으며, 10일 퇴원했다.
퇴원 길에 A 씨는 “여행 중 생명을 잃을 뻔했지만, 한국 의료진 덕분에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고 온병원 의료진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폐동맥색전증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이며,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하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폐색전증 발병률이 10만 명당 약 106명에서 32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 환자 비율이 남성보다 높다. 심장내과전문의들은 장시간 비행이나 고정된 자세를 자주 취할 경우 다리 혈전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현수 과장은 “심혈관질환은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며 특히 심혈관질환자들은 해외 여행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여행이 급증하는 요즘, A 씨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온병원 심혈관센터(센터장 이현국·부산대병원 심장내과 외래교수)에 따르면 심혈관질환가 해외여행 시엔 평소 복용하는 심혈관질환 약(항응고제, 혈압약, 당뇨약 등)은 여행 기간보다 며칠 더 여유분을 충분히 챙겨가는 것이 필수이다. 약품을 하나의 가방에 몰아넣지 말고 나누어 보관해 분실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치의가 발행한 영문 진료기록지와 처방전을 반드시 지참하여, 여행지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약이 부족할 경우 신속한 의료지원과 재처방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행 전에는 꼭 주치의를 찾아 상태를 점검하고, 특히 심장박동기나 제세동기 시술 환자는 여행지 근처에 전문 병원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수 과장은 “심혈관 관련 비상약과 응급처치법을 숙지하고, 장시간 비행 시 다리 움직임을 자주 해 혈전 생성을 예방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일정, 음주와 흡연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장시간 비행 시엔 주기적으로 다리를 움직이거나, 탄력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김 과장은 덧붙였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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