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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목 없는 시신’ 유족, 일부 유골 추가 수습했지만…

뉴시스

입력 2025.11.16 10:27

수정 2025.11.16 10:27

특정 부위는 발견 못해
지난 15일 태백시 문곡소도동 함백산 기슭의 ‘목 없는 시신’ 발견 장소에서 스님이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5일 태백시 문곡소도동 함백산 기슭의 ‘목 없는 시신’ 발견 장소에서 스님이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지난 7월 강원 태백시 문곡소도동, 함백산 자락의 ‘소롯골’ 야산에서 발견돼 전국적 관심을 끌었던 ‘목 없는 시신’ 사건과 관련해, 신원이 확인된 남성 A씨(당시 33세)의 유족들이 지난 15일 미수습 부위를 직접 찾기 위해 현장을 다시 찾았으나 핵심 부위는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A씨는 경기도 일산에서 거주해왔으며, 청와대 경호실 근무를 꿈꾸며 경호학과를 졸업한 뒤 공수부대에서 4년간 근무하고, 소방공무원으로 6년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었다.

성실하고 강단 있는 성격으로 알려졌고, 가족들이 애지중지하던 막내였다. 지난 2021년 10월, 연락이 끊긴 뒤 실종됐다.

가족들은 어디에선가 살아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 시신으로 발견됐을 것으로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의 DNA 분석결과 이달 초 시신을 수습하러 태백경찰서에 방문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아연실색했다.

A씨의 형은 “어려서부터 운동으로 다져진 동생은 체력과 정신력이 뛰어났다”며 “연락이 두절된 뒤에도 어딘가에서 꿋꿋하게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신수습 연락을 받고 망연자실했다”고 울먹였다.

지난 15일 오전, A씨의 형 등 가족들은 시신을 최초로 발견했던 문곡소도동 소재 한 스님의 안내로 산에 올랐다.

발견 지점은 주민들 사이에서 과거 호랑이가 출몰한 산길이라 하여 ‘호족산’로 불리는 함백산 능선. 문곡소도동 경로당에서 출발해 급경사를 30분 이상 걸어 올라가야 하는 오지로, 버섯·약초 채취자 외에는 좀처럼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곳이다.

산길은 낙엽과 바위가 뒤엉킨데다 경사가 가팔라, 건강한 남성도 숨이 찰 정도의 난코스였다.

가족들은 현장 도착 직후 손으로 낙엽을 헤치며 1시간 이상 주변을 뒤졌다.

수색 과정에서 일부 유골을 추가로 확인했으나, 유족들이 가장 찾고 싶어했던 ‘특정 부위’는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수색 중 주변에서 콜라병과 생수병·부탄가스 통·깔판·고글형 안경 등 오래된 흔적도 나왔다.

지난 15일 태백시 문곡소도동 함백산 기슭 '목없는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수습된 생수병과 콜라병, 부탄가스통, 불에 태운 옷가지 등 모습.(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5일 태백시 문곡소도동 함백산 기슭 '목없는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수습된 생수병과 콜라병, 부탄가스통, 불에 태운 옷가지 등 모습.(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유족은 “다음에는 갈퀴 등 장비를 갖춰 시신을 꼭 수습하겠다”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해 주변에서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했는데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한 “첩첩산중에 동생이 왜 그곳에 갔는지 혼자 사라질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모든 점이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라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한편 시신을 발견했던 스님은 “시신을 발견한 뒤 절에서 ‘내가 왜 그날 비도 오고 날도 좋지 않은데 그 곳에 갔는지 모르겠다”며 “부모님이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한 간절한 염원이 하늘을 통해 나를 그곳으로 안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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