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부산=주원규 기자】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5'가 막을 내렸다. 올해는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가 줄며 전시장 구성이 부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내실을 다진 컨퍼런스 '지콘(G-CON)'과 해외 게임사들의 참여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약 20만명 안팎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지스타 현장을 직접 찾아 게임 산업 육성을 약속한 만큼 앞으로 더욱 풍성한 '글로벌 게임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G-CON'에 박수 갈채...현직 국무총리 최초 방문
16일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수많은 관람객들이 지스타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전시장을 찾았다.올해는 '내러티브(이야기)'를 메인 테마로 삼아 대담과 토론 중심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콘퍼런스 지콘(G-CON)이 핵심 콘텐츠였다는 평이 나온다. 게임뿐 아니라 영화·웹툰·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창작자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현장에서 즉석 사인회가 개최되는 등 뜨거운 호응이 나왔다. 일본 대형 게임사 스퀘어 에닉스의 대표작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만든 게임 디자이너 겸 시나리오 총괄인 호리이 유지가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올해의 게임(GOTY) 후보인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수석 작가 제니퍼 스베드버그-옌, 이종범 웹툰 작가, 영화 '굿뉴스'의 변성현 감독 등도 연사로 나섰다.
특히 게임업계는 이번 지스타를 통해 게임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을 인상적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현직 국무총리 최초로 지스타 현장에 방문해 "대표 콘텐츠 산업인 K-게임의 더 큰 도약을 위해 규제를 푸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게임업계를 만나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니다"라고 말한 뒤 한 달만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그보다 하루 앞선 지난 14일 지스타에서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열었다.
글로벌 겨냥한 국내 게임사 '신작' 쏟아져
게임업계 수장들도 지스타를 직접 찾아 게임 이용자 반응을 살폈다. 공개 석상에 약 2년만에 등장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는 글로벌을 겨냥한 신작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지스타에서 최초 공개했다. 소니의 글로벌 인기 지식재산권(IP) '호라이즌' 시리즈를 엔씨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로 재해석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도 신작 5종을 출품한 넷마블 부스를 직접 찾아 았다.
다만 다양한 장르의 신작이 쏟아졌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행사가 모바일과 PC게임 위주로 머물러 아쉬웠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스타보다 규모가 큰 '도쿄 게임쇼', '게임스컴' 등 해외 글로벌 게임쇼는 콘솔 장르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의 신작들이 공개된다. 아울러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해외 게임사들의 수는 늘었지만, 마땅한 신작 출품이나 특별한 콘텐츠 없이 '팬서비스' 차원의 부스만 차리며 체면만 차렸다는 지적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지스타가 글로벌 쇼가 되지 못한다면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게임사들의 참가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져 '지스타 패싱'이 심화될 것"이라며 "'내수용 게임쇼'를 넘어설 수 있도록 지스타와 업계가 해외 게임사와 팬들을 불러 모을만한 유인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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