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헬스장 공용 샤워실을 맨발로 이용하는 습관이 심각한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한 미생물학자가 공개한 실험 영상에서 샤워실 바닥의 세균이 다량 증식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경각심을 주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5일(현지시간) 5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미생물학자 닉 아이커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실험 영상을 보도했다. 그가 체육관 공용 샤워실 바닥의 세균 증식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직접 진행한 이 실험 영상은 약 2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아이커는 영상에서 면봉으로 샤워실 바닥을 문질러 채취한 검체를 특수 인큐베이터에서 배양했다.
헬스장 내 세균 감염 위험은 이전부터 전문가들을 통해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프리므로즈 프리스톤 레스터대 임상미생물학과 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사우나, 샤워실, 수영장 등 따뜻하고 습한 공간이 세균 번식의 주요 장소라고 밝혔다. 그는 “땀은 비타민, 미네랄, 젖산, 아미노산, 지질 등 다양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세균이 자라기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된다”고 덧붙였다.
헬스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병원성 세균으로는 포도상구균이 대표적이다. 특히 항생제 내성을 지닌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은 감염 시 통증, 발열, 부종과 같은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MRSA가 피부 표면에 있다가도 체내로 침투하면 중증 감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헬스장 기구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사례도 보고되었다. 이 균은 복통, 설사, 구토 등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탈수나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조너선 플레처 브래드퍼드대 교수는 "세균보다 바이러스·진균 감염이 더 흔하다"고 언급하며, 사마귀나 무좀 같은 발 감염의 위험성을 특히 경고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용 샤워실, 수영장, 탈의실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반드시 슬리퍼를 착용하고 샤워 후에는 발을 완전히 건조하는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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