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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수출 ‘반도체 쏠림’ 심화… 새 전략산업 발굴 나선다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6 18:28

수정 2025.11.16 18:28

글로벌AI 붐으로 반도체 수출 급증
의존도 25% 넘겨 "산업구조 취약"
내년도 경제성장전략 세운 기재부
품목 발굴·시장 다변화 주력할 듯
韓수출 ‘반도체 쏠림’ 심화… 새 전략산업 발굴 나선다


한국 수출이 반도체에 지나치게 쏠리면서 경기 흐름 전체가 '반도체 사이클'에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반도체 수출이 급증해 전체 수출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한 품목 의존도가 4분의 1을 넘어선 상황에서 산업 구조가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내년 경제성장전략에서 반도체 외 '국가전략산업' 발굴과 수출 다변화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비중 26%로 확대

16일 산업통상부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595억7000만달러(87조2760억원)로 전년동월 대비 3.6% 증가했다. 역대 10월 최대 실적이다.

이중 반도체 수출은 25.4% 증가한 157억3000만달러(23조460억원)다. AI 서버 중심으로 HBM·DDR5 등 고용량·고부가 메모리의 강한 수요가 커지며 메모리 고정가격이 올랐다. 반도체 수출은 8개월 연속 증가세로 역대 10월 기준 최고치다. 15대 주력 수출품 중 수출액 1위 역시 반도체다.

특히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26.4%를 차지했다.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2002~2010년 10% 수준이었던 비중은 올해 들어서 지난 2월을 제외하면 20%대를 지속해서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하면서 대기업 무역 집중도는 더욱 높아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3·4분기 수출액 상위 10대 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2015년 통계작성 이래 최고치다. 수출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출 증가 영향이 컸다.

문제는 반도체 수출 비중 확대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위 10대 수출 품목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 상위 10대 시장이 70% 이상을 차지해 이미 수출 집중도가 높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2.04%였고, 이중 수출의 기여도는 1.93%p로 최근 5년 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실질 GDP 대비 실질 수출액 비중도 36.3%로 역대 최고였다.

한국은행 임웅지 차장은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에 힘입어 개선되며 그간 미국 관세 충격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반도체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전환할 경우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예전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충격에 대한 수출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며 "식품·화장품의 경우 K컬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선박·방산은 국가 간 협력과 원만한 외교관계 유지가 필수적인 만큼 정부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내년 성장전략에 지역 다변화 포함

기재부의 내년도 경제성장전략에도 수출 품목 및 시장 다변화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역시 잠재성장률 3%를 목표로 하는 만큼 '제2의 반도체'가 될 수출 품목 발굴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반도체 경기가 훨씬 좋았다"고 평가해 반도체가 현재 한국 성장의 핵심 동력임을 다시 확인했다.

앞서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공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 주요 골자'에 따르면 △거시경제·민생안정 △성장동력 확충(기술선도 성장) △양극화 구조 극복 △지속성장 기반 강화가 주요 키워드다. 이중 성장동력 확충에는 △K반도체 육성 △방산 4대 강국 도약 △게임·푸드·뷰티 등 K컬처 육성 △석화·철강 등 주력 산업 경쟁력 제고 등이 포함됐다. 반도체 외에 앞으로 키워나갈 핵심 수출 품목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대체할 수출 품목을 단기간에 찾기 어려운 만큼, 우선 수출 지역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도체는 중간재 특성상 주로 최종재 생산국인 중국·대만·베트남 등에 집중돼 왔다. 수출 지역을 넓히면 자연스럽게 수출 품목 비중도 분산될 수 있다.
기재부 역시 내년도 전략 중 하나로 '수출시장 다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K소비재 수요가 높은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며 "중남미, 중앙·서남아시아 등은 진출 속도가 더디고 산업기반이 부족한 국가들이라 반도체를 수출하기는 어렵다.
수출지 다변화가 화장품·가공식품·게임 등 다양한 소비재 수출 확대와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