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의회가 공개한 이메일 2300건 분석
엡스타인 파일 공개 촉구한 美 공화 의원 "트럼프의 '배신자' 낙인, 내 생명 위협해"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방의회 하원 감독위원회가 공개한 파일 가운데 엡스타인이 생전에 지인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2300여건을 분석했다.
이 중에서 절반 이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등장했다. 그가 처음 당선된 2016년 전후를 시작으로 언급 빈도가 부쩍 늘었다.
엡스타인이 수발신한 메일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여러번 언급됐다는 것만으로 이들을 엡스타인의 범행과 연관 짓기는 어렵지만, 이를 암시하는 듯한 일부 내용도 발견됐다. 엡스타인 성착취 피해자 중 한 명이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자택에서 몇시간을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내용의 메일은 엡스타인의 생전 여자친구이자 공범이었던 길레인 멕스웰에게 보내졌던 것으로, 지난 12일 민주당 감독위 하원 의원들에 의해 공개된 것이기도 하다.
이밖에 조사된 메일들에서 미국 CBS 앵커였던 찰리 로즈, 영화감독 브렛 래트너와 우디 앨런 등의 이름도 등장했는데, 이들을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10년대 후반 '미투' 열풍으로 망신 당한 공통점이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엡스타인은 당시 한 지인에게 보낸 메일에서 "미투에 걸린 많은 남자들이 나에게 연락해서 '이 광기가 언제 멈추느냐'고 묻고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숱한 인사들을 향해 '배신자'를 운운했을 때 자신이 침묵했다는 점을 지적 받자 "그건 공정한 비판"이라면서 "겸손하게 말하자면 내가 '유해한 정치(toxic politics·적대감이나 인신공격을 담은 정치적 발언)'에 가담한 것에 사과한다. 이는 우리나라에 매우 해롭다"고 답했다. 이어 "나의 말과 행동에 책임이 있으며, 나는 최근 정치적 칼을 내려놓으려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배신자로 낙인 찍힌 이유에 관한 질문을 받자 "안타깝게도 모든 것이 엡스타인 파일로 귀결된다"면서 "그럼에도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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