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고강도 규제에도 청약 경쟁률 2배 뛰어...서울·분당 '인기'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7 11:38

수정 2025.11.17 13:17

정비사업·비규제지역 중심 국지적 수요 집중
청약통장 가입자는 감소세
한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수요자의 자금마련 부담은 커졌지만 청약시장은 여전히 활기를 보이고 있다. 규제지역이 확대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됐지만 서울과 분당 등 핵심 정비사업 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청약 경쟁률이 이어졌다.

17일 직방이 청약홈에 공개된 민영 분양주택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10월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8.1대 1로 9월(4.1대 1)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10월 민영 분양주택은 총 26개 단지로, 이 중 1순위 청약접수자 수가 공급세대수를 웃돈 단지는 15곳(57.7%)이었다. 9월(50.0%)보다 비중이 높아지며, 시장의 열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서울과 분당 등 핵심 정비사업지가 전체 경쟁률을 이끌었고 수도권 비규제지역과 일부 지방 주요 단지들도 수요층의 꾸준한 참여가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326.7대 1)과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237.5대 1)이 주목받았다.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은 이수역 더블역세권 입지와 강남권 접근성이 뛰어난 교통 여건을 갖춘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공급 희소성이 높았다. 또 10·15 대책 이전에 분양된 비규제 단지로 기존 청약 기준이 유지된 상황에서 수요가 몰렸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분양 단지로 자금 마련 부담이 있었지만 입지와 브랜드 경쟁력, 합리적인 분양가가 맞물리며 현금 자산가들의 청약 참여가 두드러졌다.

경기에서는 '더샵 분당 티에르원'(100.4대 1)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당의 첫 리모델링 일반분양 단지로,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집중됐다. 특히 규제지역 지정 시행 이전 분양승인을 받아 1순위 청약 요건은 비규제 기준이 적용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 외에도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17.4대 1), '김포 풍무역세권 B5블록 호반써밋'(7.3대 1)과 '만안역 중앙하이츠 포레'(7.1대 1) 두 단지는 규제지역 지정에서 제외돼 중도금 대출·전매제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으면서 청약자들의 접근성이 높았다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양호한 청약 성적을 보인 단지들이 있었다. 대전의 '도룡자이 라피크'(15.9대 1)는 대덕연구단지 배후 수요와 도심 내 신규 공급 희소성 덕분에 경쟁률이 높았다. 경북 구미의 '두산위브더제니스 구미'(8.8대 1)는 산업단지 배후 수요와 도심 재정비 기대감이 맞물리며 지역 내 관심을 끌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청약통장 보유자는 약 2635만 명으로, 올해 1월(약 2644만명)보다 약 9만 명 줄었다. 1순위 청약자는 1761만명에서 1737만명으로 감소했으며 당첨 확률 하락과 자금 부담 누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2순위 청약자는 882만명에서 897만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직방은 "일부 이탈이 있는 동시에 청약 자격을 유지하거나 새로 진입한 예비 수요층이 늘어나면서 대기 수요가 재조정되는 흐름으로도 해석된다"며 "결국 1순위 감소와 2순위 증가는 즉시 청약에 참여하는 층이 줄었지만 대기 수요 자체가 일정 수준 유지되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약 열기가 식었다기보다는 입지 조건과 자금 여력에 따라 수요가 분화·조정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규제와 대출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분양시장은 전반적으로 실수요 중심의 안정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에도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뚜렷한 단지는 수요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