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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 엔비디아 전량 매각..월가 경계심 확산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8 04:58

수정 2025.11.18 04:57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투자자 피터 틸이 엔비디아(Nvidia)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소프트뱅크에 이어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이 AI 대표주의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월가 일각에서는 'AI 버블'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틸의 헤지펀드인 틸 매크로(Thiel Macro)는 지난 3·4분기에 엔비디아 지분 약 9400만 달러(약 1374억원)어치를 전량 처분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스코어(InsiderScore)는 이번 매도가 해당 분기에서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포트폴리오 변동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소프트뱅크가 이달 초 엔비디아 지분 약 58억달러를 전량 매각한 데 이은 것이다.

지난 몇 년간 AI 랠리를 주도해 온 엔비디아가 올해도 40% 가까이 상승했지만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고평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최근 몇 주간 AI 관련 기업 주가가 과열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엔비디아는 3분기 18%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지만, 일부 투자자는 "지난 2~3년간의 급등세가 더는 지속되기 어렵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피터 틸의 펀드는 AI 데이터센터 관련주로 꼽히는 비스트라 투자 지분도 4000만 달러(약 585억원) 이상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 펀드는 전기차업체 테슬라 지분도 76% 이상 축소했다고 CNBC는 전했다.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의 잇단 매도는 AI 투자 흐름이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특히 전력,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AI 공급망 전반에서 '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터틸. 사진=연합뉴스
피터틸.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