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에 이어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이 AI 대표주의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월가 일각에서는 'AI 버블'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틸의 헤지펀드인 틸 매크로(Thiel Macro)는 지난 3·4분기에 엔비디아 지분 약 9400만 달러(약 1374억원)어치를 전량 처분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스코어(InsiderScore)는 이번 매도가 해당 분기에서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포트폴리오 변동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소프트뱅크가 이달 초 엔비디아 지분 약 58억달러를 전량 매각한 데 이은 것이다.
월가에서는 최근 몇 주간 AI 관련 기업 주가가 과열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엔비디아는 3분기 18%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지만, 일부 투자자는 "지난 2~3년간의 급등세가 더는 지속되기 어렵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피터 틸의 펀드는 AI 데이터센터 관련주로 꼽히는 비스트라 투자 지분도 4000만 달러(약 585억원) 이상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 펀드는 전기차업체 테슬라 지분도 76% 이상 축소했다고 CNBC는 전했다.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의 잇단 매도는 AI 투자 흐름이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특히 전력,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AI 공급망 전반에서 '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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