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 욕하더니 중간선거 앞두고 건강보험에 돈 푸는 '트럼프케어' 준비

오바마케어 보조금 종료시 대안 "민주당측과 대화해왔다"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후반부 의회 판도를 결정할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을 사실상 대체할 새로운 건강보험 시스템을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험사가 아닌 국민들에게 직접 건강보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몇몇 민주당 인사들과 개인적인 대화를 해왔다"며 "큰 액수를 국민들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민주당 어떤 인물과 소통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끝난 역대 최장 43일간의 연방정부 일시 업무 정지(셧다운) 기간 동안에 '연말 종료되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을 연장하라'는 민주당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그와 관련한 양보 없이 셧다운을 끝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를 "최악의 의료제도"라고 비판하면서, 건강보험 보조금을 보험사에 지급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직접 지급함으로써 국민들이 각자 원하는 보험사를 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AP뉴시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민주당 양보 없는 셧다운 종료'를 자축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오바마케어에 따른 보조금이 종료되면 오바마케어 대상자 중 보조금을 받는 2000만명 이상의 미국민들이 직접 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오바마케어가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후반부 국정의 동력에 중대 변수가 될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간판 정책인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원 방식을 변경해 이른바 '트럼프 케어'를 새롭게 만들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중간선거 국면에서 건강보험료 급증을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에 대한 공격 포인트로 삼을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보조금이 국민 개개인의 수중에 직접 가는 '트럼프케어' 추진으로 맞불을 놓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mail]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