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0대에 애 낳고 가출한 딸, 15년 만에 "살려달라"…또 배신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8 11:12

수정 2025.11.18 11:12

가출을 밥 먹듯 하던 딸을 다시 받아줬다가 현금과 귀중품을 털렸다는 중년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사진=JTBC '사건반장'
가출을 밥 먹듯 하던 딸을 다시 받아줬다가 현금과 귀중품을 털렸다는 중년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사진=JTBC '사건반장'

[파이낸셜뉴스] 잦은 가출을 일삼던 딸을 다시 받아들였다가 현금과 귀중품을 도난당했다는 한 중년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JTBC '사건반장' 방송에서는 딸에게 금품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는 60대 여성의 이야기가 다뤄졌다.

A씨는 남편과 사별 후 홀로 두 남매를 양육했다. 첫째 아들은 성실했으나, 둘째 딸은 외모에만 치중하고 품행이 좋지 않아 A씨와 자주 마찰을 빚었다.

딸은 고등학생 시절 집에서 귀금속과 현금을 훔쳐 가출했으며 2년 만에 돌아왔다.

당시 딸은 혼전임신 상태였고, 아들을 출산한 후 남자친구와 함께 A씨를 찾아와 결혼 허락을 구했다. A씨는 이들 부부의 전세 보증금을 마련해 주었다.

딸의 결혼 생활은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끝났다. 딸은 외도 후 가정을 떠나 다시 가출했으며, A씨와도 연락을 두절한 채 15년이 지났다.

A씨와 딸이 재회한 것은 지난해 겨울이었다. 남루한 모습의 딸은 A씨에게 "정말 미안하다. 나 좀 살려달라. 신용불량자에 휴대전화도 없이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딸을 다시 받아들이고, 자신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주고 신용카드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딸은 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고시원과 집을 오가며 지내던 딸은 A씨의 집에서 여러 차례 패물과 현금을 훔쳤다. A씨가 이 사실을 알아차리자 딸은 오히려 "왜 사람을 도둑으로 몰고 가냐"며 화를 낸 후, A씨 명의 계좌에서 현금을 전부 인출하고 잠적했다.

A씨가 딸의 거주지를 찾아갔을 때 한 남성과 마주쳤는데, 그는 딸의 남자친구였다. 이 남성은 A씨에게 "저도 사기를 당했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저희 누나 집에 가서 조카 금반지까지 훔쳐 갔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딸이 자신의 아들, 즉 딸의 오빠 집에서도 절도 행각을 벌인 사실을 알게 됐다. 딸은 "잠깐 통화할 일이 있다"고 말하며 옷방에 들어간 뒤 오빠의 바지 지갑에서 현금을 훔치다 발각됐다. 당시 딸은 "휴대전화 요금이 없어 그랬다"고 용서를 구했고, 오빠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30만원을 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건반장' 측에 "내가 딸한테 이렇게 배신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딸이 저한테 전화해 '네가 뭔데 집을 찾아오냐'며 욕을 했다. 너 때문에 죽을 것 같다고 하니까 죽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돈을 어디에 썼나 봤더니 성형외과에서 리프팅, 콜라겐 주사를 맞는 데 썼다"고 덧붙였다.

딸은 현재도 A씨의 카드를 사용해 돈을 인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계좌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친족' 관계라는 이유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지훈 변호사는 "가족 간 재산 범죄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돼 처벌이 안 됐다.
그런데 이게 헌법 불합치 결정받아 곧 개정될 예정이다. 그럼 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A씨 외에도 남자친구 역시 피해자 아니냐. 거기도 절도, 사기 피해를 주장하고 있어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