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유로 환율도 180엔대..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최근 엔저 흐름과 관련해 "매우 일방적이고 급격한 움직임도 보여 우려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가타야마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투기적인 동향을 비롯해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높은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지난 12일 "(환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플러스와 마이너스 측면이 있지만 마이너스 측면이 눈에 띄게 된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에 비해 좀 더 나아간 구두개입성 발언으로 읽힌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 59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0.5엔가량 오른 155.2엔대에서 형성됐다.
이로써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지난 2월 이후 약 9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는 1유로당 180엔대까지 올랐다. 이는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엔화 가치는 '아베노믹스'를 지지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집권하면서 확장 재정과 완화적인 금융정책을 펼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퍼져 내림세를 이어왔다.
특히 다카이치 내각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경제대책과 관련해 재무성이 2025회계연도 추경 규모를 예년보다 큰 17조엔(약 160조5888억원)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로 엔화 약세와 채권금리 상승세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날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1.75%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8년 6월 이후 약 17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현재 재무성이 검토하는 규모보다 더 큰 수준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의 중견·청년 의원으로 구성된 '책임 있는 적극적 재정을 추진하는 의원연맹'은 지난 17일 국회 내에서 열린 총회에서 25조엔(약 236조1600억원) 규모의 방침을 세웠다.
메이지야스다 자산운용의 오사키 슈이치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 정부가 재정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을 하더라도 단기 채권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그것만으로 끝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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