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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전쟁의 서막, 사이버·전자·심리전의 실체”[특별기획 5부작 영상]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8 18:00

수정 2025.11.18 18:00

이윤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본부장·박동순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교수 ['한반도 안보 대해부 : 전쟁의 새로운 얼굴들'-Ⅱ]
[파이낸셜뉴스]
박동순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교수와 노동일 파이낸셜뉴스 주필, 이윤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본부장(왼쪽부터)이 파이낸셜뉴스가 운영중인 'fn 인사이트'에 출연, “보이지 않는 전쟁의 서막, 사이버·전자·심리전의 실체”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박동순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교수와 노동일 파이낸셜뉴스 주필, 이윤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본부장(왼쪽부터)이 파이낸셜뉴스가 운영중인 'fn 인사이트'에 출연, “보이지 않는 전쟁의 서막, 사이버·전자·심리전의 실체”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사이버 공격, 전자전, 심리전 등 비물리적 위협이 국방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 전쟁에서 총과 탱크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 특히 북한은 사이버·전자·심리전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조직적·체계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한국 역시 대응 체계 강화와 통합 운용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유튜브 채널인 'fn 인사이트'를 통해 '한반도 안보 대해부 : 전쟁의 새로운 얼굴들'에 대해 특별기획 5부작을 마련, 우리나라의 군사 대응 체계 등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고 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이야기로 이윤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본부장과 박동순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교수를 만나, 북한의 전술과 한국의 대응 체계를 심층 분석했다.

“보이지 않는 무기, 비물리적 위협의 시대”

우선 두 전문가는 현대전을 비물리적 위협으로 정의했다.



이윤규 본부장은 “옛날 전차나 전투기는 물리적 파괴를 목표로 했지만, 이제는 인간의 심리와 사이버, 전자적 시스템을 공격해 적의 전투 능력과 의지를 파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대표적인 수단이 심리전, 사이버전, 전자전"이라고 설명했다.

박동순 교수는 비물리적 위협이 최근 중요하게 부각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과 IT 기술의 발전으로 비용 대비 파급력이 막대하다"며 "익명성이 보장되고,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사전 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저비용 고효율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리전, 역사 속에서도 유효했다

두 전문가는 심리전을 현대 전략이 아닌 과거 오랜동안 유효한 전략이라며 역사적 사례를 들었다.

이 본부장은 “6.25전쟁 당시 UN군은 약 25억 장의 삐라를 북한 전역에 뿌렸다. 징기스칸 시대에도 공포심리전으로 적군과 주민을 투항시켰다"며 "심리전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략, 최소 피해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심리전을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구조를 소개했다.

박 교수는 “조선노동당 정치국과 국방성 총정치국, 선전교육부, 문화공보부, 선전선동부가 각각 메시지 제작, 이미지·상징 조작, 적군 와해를 담당하고 있다"며 "군사·문화·예술을 결합해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심리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확성기 방송, 삐라, 오물 풍선 등 다양한 수단이 북한의 심리 전략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추가했다.

북한, 사이버 전력에서도 ‘엘리트 집중 전략’

박 교수는 특히 북한은 사이버전에서도 강력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1990년대 걸프전, 코소보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은 심리전과 사이버·전자전을 통합해 주요 기능을 마비시키고 작전을 단기간에 완료했다"며 "북한은 이를 학습해 2000년대 초부터 집중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엘리트 집중 교육 체계가 특징이다. 초·중학교에서 과학·수학 영재를 선발해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 미림대학을 거쳐 대학원까지 교육시키고, 일부는 해외 유학까지 시킨다. 이들은 IT 인력으로 위장 취업하거나, 개인 사업자로 활동하며 국가 사이버 공격 요원으로 활용된다.

이에 대한 한국은 방어적 체계에 머물러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본부장은 "한국 역시 사이버전과 전자전에 대응하고 있으나, 현재 수준은 주로 방어적 체계에 머물러 있다"며 “전통 심리전에서는 우월했지만, 사이버로 전환되면서 방어 수준에 머물고 있어 공세적 운용과 통합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군이 보유한 전자전 장비도 소개됐다. ▲공군 KF-16 탑재 ELQ-200K: 적의 레이더·통신 신호 탐지 및 교란 ▲ KF-21 전투기용 통합 전자전 체계: 개발 완료 단계 ▲ 코만도 솔로(C-130 개조): 지휘·통제·통신 보장 연습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전자기 펄스(EMP) 공격 대비도 강조됐다.

박 교수는 “핵 폭발 시 발생하는 EMP는 전자 장비를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마비시키며 인명 피해는 적지만, 전력망·통신망·군사 시스템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며 "핵과 비핵 EMP 모두 전쟁 개시 이전 적 탐지·초기 대응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심리전과 사이버전이 통합적으로 활용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셀카는 국민 결집 효과를 가져왔고, 민간 IT 전문가와 기업도 사이버 의용군으로 참여했으며 향후 전쟁은 전쟁 시작 전부터, 전쟁 중, 전쟁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복합 작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작권 전환과 국방 예산의 중요성

이윤규 본부장은 전작권 전환 문제와 연계해 한국의 준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한국은 주한미군의 감시·정찰 자산에 의존하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을 위해서는 전자전·감시 체계가 운용 가능해야 하고, 예산 확대 및 첨단 장비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박 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감시·정찰 자산의 중요성과 미국 의존도를 지적했다.


다음 회차에서는 남북한의 현실적 전력 구조를 비교하고, 북한의 핵무기 등 비대칭 전력을 심층 분석할 예정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