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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집행 전 '지지율 올라가니, 설 명절까지만 버텨라' 해"

정경수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8 16:32

수정 2025.11.18 16:39

특검, 경호처 진술조서 공개
尹 "경호처 훈련영상 언론에 배포하라" 지시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관저 체포영장 집행 때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으니, 설 명절까지만 버텨라”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공판에서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은 이런 내용의 김모 전 경호처 부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조서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경호처 직원들과 가진 식사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특검팀에 따르면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지금 나에 대한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설 명절까지만 잘 버틴다면 전부 잘 해결될 것", "체포영장은 불법이기 때문에 경호처 직원들이 영장집행을 막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나에 대한 체포영장은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청구했고, 관할권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에 불법 영장이고 나중에 전부 기각될 것"이라고 했다고 김 전 부장은 진술했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가) 밀고 들어오면 아작 난다고 느끼게 위력 순찰을 해라'고 지시한 것을 들었느냐'고 묻자, 김 전 부장은 "아작 난다는 표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여하튼 그런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이어 김 전 부장은 '공수처가 들어오면 위협사격을 하라는 말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위협사격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헬기가 왔을 때 위협사격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 했는지, 윤 전 대통령이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헬기가 오게 되면 거기에 대한 대비책이 있다. 대공화기 또는 방어책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경찰들은 경호처에 비해 총도 잘 못 쏘고, 총기를 잘 못 다루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경호처 직원들이 중화기를 가지고 있으니 관저에서 근무하며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면 경찰들이 두려워할 것"이라고 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은 영상으로 담긴 경호처 직원들의 훈련 모습을 언론에 배포하라는 지시도 내렸다는 진술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재판 중 건강상의 이유로 퇴정했다.
특검팀은 체포집행 당시 영상을 재생하며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입증에 주력했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은 오는 19일 서증조사(문서증거)와 다음달 3일 피고인 신문 때 김건희 여사 재판에 대한 중계를 신청했다.
재판부에서 허가하면, 김 여사의 최후 진술이 공개된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