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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긁어주고 37만원"..美서 유행하는 '이 서비스' 뭐길래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9 05:00

수정 2025.11.19 05:00

미국에서 '긁어주기'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출처=데일리메일
미국에서 '긁어주기'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출처=데일리메일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등, 목, 머리 등을 긁어주는 '긁기 테라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환자가 원하는 부위를 30분~1시간 정도 긁어주는 '긁기 테라피'가 새로운 마사지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긁기 테라피는 치료사가 손끝이나 도구를 이용해 등, 목, 머리 등을 30분에서 한 시간가량 부드럽게 긁어주는 방식이다. 일부 치료사는 인조손톱 등을 붙이거나 마사지 도구를 사용해 긁기 테라피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등 긁기 전문 브랜드'인 '스크래처 걸스(Scratcher Girls)' 창업자 토니 조지는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등 긁기를 받으며 느낀 편안함이 사업 아이디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 긁기 치료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의 한 종류"라며 "손끝이나 아크릴 네일을 이용해 가볍게 긁고 문지르는 방식으로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하고, 수면 개선, 엔도르핀 분비 촉진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크래처 걸스는 30분에 75달러(약 11만 원), 1시간에 130달러(약 19만 원)의 가격으로 '긁기 테라피'를 제공한다. 뉴저지와 뉴욕에서는 1시간에 250달러(약 37만 원)로 더 높은 가격대에 운영되기도 한다.

조지는 "요즘 등긁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서 하루에 20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스크래치 테라피에 적합한 부위는 등 외에도 팔, 허벅지, 머리 등이 있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테네시주, 애리조나주, 시카고 등에서도 유사한 전문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시카고에서 '더 아트 오브 스크래치(The Art of Scratch)'를 운영하는 메리는 "어른이 되면서 잊기 쉬운 부드러운 접촉의 진정 효과를 다시 느끼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긁기'..어떤 효과 있나

전문의들은 등을 긁는 것이 연구로 증명된 것은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내과 전문의 라즈 다스굽타 박사는 "등 긁기 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가벼운 긁기 자극이 감각 신경을 자극하고, 엔도르핀 분비를 유도해 신체가 더욱 차분한 상태로 전환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긴장을 풀거나 잠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가정용 등 긁기 도구도 안전하고 간단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피츠버그대학교의 다니엘 카플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긁는 행위가 단순한 가려움을 없애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긁는 행위는 종종 쾌감을 안겨준다. 긁는 동작이 약간의 통증을 유발하여 뇌가 가려움증에서 벗어나도록 주의를 돌리기 때문이다. 이 통증은 뇌에서 ‘가분 좋은 호르몬’안 세로토닌을 분비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키워 해당 부위의 박테리아 감염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긁기는 면역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한다. 이는 비만 세포 때문이다. 비만 세포는 다양한 염증성 피부 질환과 알레르기 반응의 주범이지만, 동시에 박테리아와 기타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성적 가려움증일 경우 '긁기'가 해로울 수 있어


다만 말리스 메이젤 면역학 박사는 “긁는 행동이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방어를 개선한다는 사실은 특정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만성적 가려움증일 경우, 긁는 행동이 피부에 가하는 손상이 이러한 이점을 능가할 확률이 더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 피부를 과도하게 긁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반복된 긁기 자극은 피부가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더 가려움을 느끼게 만들고, 상처나 색소 침착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가려움이 느껴질 때는 목욕 후 피부에 물기가 조금 남아 있을 때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