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앞 못보는 손자에게도 누군가...” 4명 살리고 하늘로 떠난 50대 가장 [따뜻했슈]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9 15:26

수정 2025.11.19 15:26

노승춘씨, 교통사고로 뇌사...장기기증으로 '마지막 선행'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50대 가장이 장기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평소 시각장애가 있는 손자를 위해 좋은 일을 해야 한다고 굳게 믿으며 살아온 할아버지가 떠나는 길에 마지막으로 베푼 선행이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노승춘씨(55)가 지난 8월 14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장, 간장,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고인은 사망 나흘 전인 10일, 교통사고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사고 다음날이 고인 아들의 생일날이었기에 가족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가족들은 평소 고인이 기증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으며, 선천적으로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손자로 인해 기증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기증을 결정했다. 고인은 평소 자신이 좋은 일을 하면 손자도 밝은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경기도 파주시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으며, 언제나 가족들을 먼저 챙기는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사고가 있던 날까지도 성실히 일하며 책임을 다했으며, 그런 가운데서도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고인의 아내 윤정임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가족 생각만 하던 당신 정말 고맙고, 너무나 많이 사랑해요. 당신이 지키고 싶어 했던 우리 가족 이제 제가 지켜줄 테니, 맘 편히 잘 지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