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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427대1·상원 만장일치…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 트럼프 서명만 남았다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9 16:48

수정 2025.11.19 19:59

트럼프 "찬성표 던져라" 표명 후 양원서 거의 만장일치…이르면 19일 서명할 듯
트럼프 "엡스타인, 민주당에 돈 줬지만 나에겐 전혀 안 줬다" 호소
18일(현지시간)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학대 피해자였던 웬디 에이비스와 예나 리사 존스는 엡스타인 파일(엡스타인 사건 자료) 공개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AF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학대 피해자였던 웬디 에이비스와 예나 리사 존스는 엡스타인 파일(엡스타인 사건 자료) 공개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계에 다시 한번 풍파를 몰고 온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엡스타인 사건 자료)의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이 18일(현지시간) 양원 만장일치 수준으로 연방 의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하원(정원 435명)은 본회의에서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을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클레이 히긴스(공화·루이지애나) 의원만이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다. 엡스타인 사건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계 의혹을 제기해 온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도 사실상 찬성 몰표가 나온 것이다.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지 몇시간 후 상원(정원 100명)도 같은 법안을 처리하는 데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

CNN 등 미국 매체들은 "이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하원에서 법안이 넘어오는대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다는 안건을 상정했고, 1명의 반대도 없이 전원의 동의를 얻었다"고 전했다.

법안은 19일 중으로 상원으로 정식 송부될 예정이다. 이미 상원의원 전원이 법안에 동의했기 때문에, 법안은 상원의 별도 표결 없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올라가게 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공언해온대로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서명하면 법안은 발효되고, 법무부는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한다.

민주당 로 카나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견제세력인 공화당 토머스 매시(켄터키)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번 법안은 미 법무장관으로 하여금 엡스타인 및 그의 공범 길레인 맥스웰 관련 모든 기밀 기록, 문서, 통신 및 수사 자료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 자료들은 법이 제정된 후 30일 이내에 검색 또는 다운로드 가능한 형식으로 공개되지만, 공개시 수사를 방해할 수 있는 정보나 피해자 이름은 편집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7월 18일 영국의 한 활동가가 자살한 성매매 재벌 제프리 엡스타인(왼쪽)과 젊은 시절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런던 거리에 걸고 있다.AP뉴시스
지난 7월 18일 영국의 한 활동가가 자살한 성매매 재벌 제프리 엡스타인(왼쪽)과 젊은 시절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런던 거리에 걸고 있다.AP뉴시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한동안 엡스타인 문건 공개 요구를 "민주당의 사기극"이라고 일축하며 법안 표결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공화당 의원들에게 "찬성표를 던지라"고 촉구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공화당 내 '이탈표' 속출 속에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점쳐지자, 사실상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란 해석이 나왔었다.

문건을 공개하라고 하면서도, 동시에 그는 이날도 "나는 엡스타인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거듭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가 역겨운 변태라고 생각해 오래전에 내 클럽에서 쫓아냈고, 결국 내 판단이 맞았던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엡스타인이 돈을 건넨 정치인들 목록이 담긴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그는 나에겐 돈을 전혀 주지 않았지만, 민주당 인사들에게는 줬다"고 덧붙였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