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안전자산 동반 하락세
외국인, 이달 코스피 대형주 매도
20일 美 FOMC 의사록 등 변수
엔비디아 실적이 증시 향방 좌우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11p(0.61%) 내린 3929.51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4000선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장중 한때 3854.95까지 떨어지며 3900선이 깨지기도 했다.
가상자산과 금 시장도 약세를 보이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 하락하는 '에브리싱 폴링'이 이어졌다.
국내 증시 상승장을 이끈 외국인의 자금이 이달 들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지수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특히 9월에는 한 달간 7조4465억원어치를 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전날까지 총 9조161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이달 내다 판 종목을 살펴보면 하반기 이후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대형 주도주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총 5조7798억원어치를 팔았다. 뒤이어 삼성전자(-1조6484억원), 두산에너빌리티(-5832억원), 한화오션(-3590억원) 등 반도체·원자력·조선 대형주가 올랐다.
미국발 AI 거품론과 금리인하 기대 약화 등이 약세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AI·반도체 관련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20일을 기점으로 시장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고용지표에 따라 금리를 인하할지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주된 변수로 꼽힌다. 월가에선 엔비디아의 3·4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56%가량 성장한 54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AI 거품론을 부추겨 시장에 충격파가 우려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불확실성과 AI 고평가 우려가 해소될지, 아니면 악재가 될지 20일 시장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실적발표를 계기로 'AI 거품' 우려가 걷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엔비디아는 3·4분기 매출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전 분기보다 14% 성장한 543억6000만달러로 제시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직전 분기 매출 대비 다음 분기 가이던스 상향률이 10%를 넘어선 건 2년 만에 처음"이라며 "2003년 이후 분기마다 가이던스를 웃도는 실적을 내고 있고, 이번 분기는 추세를 웃도는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이어서 AI 버블을 우려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달 들어 2026년 코스피 영업익 컨센서스가 402조원에서 410조원으로 8조원 상향됐는데, 이 중 5조원을 반도체가 올렸다"며 "여전히 반도체가 다른 업종에 비해 이익 모멘텀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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