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깊어지는 중·일 갈등이 연예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선 일본 보이그룹의 팬미팅이 돌연 취소됐으며, 일본에선 중국인 멤버가 있는 국내 아이돌 에스파의 출연을 취소해 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19일 홍콩 성도일보와 중국신문망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중국 음원 플랫폼 QQ뮤직은 지난 17일 SNS계정을 통해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었던 일본 보이그룹 'JO1'의 광저우 팬 파티(팬미팅) 행사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JO1은 ‘프로듀스 101 재팬’ 시즌1을 통해 2020년 데뷔한 11인조 보이그룹으로, CJ ENM과 요시모토흥업이 한일 합작으로 설립한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일본에서는 중국 출신 멤버 닝닝을 포함하고 있는 한국 걸그룹 에스파에도 불똥이 튀었다.
에스파가 일본 NHK 연말 특집 프로그램 ‘홍백가합’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의 출연을 막아야 한다는 청원이 지난 17일 글로벌 청원 플랫폼 ‘체인지’에 올라온 것이다.
닝닝은 지난 2022년 자신의SNS에 원자폭탄 ‘버섯구름’을 연상케 하는 조명을 공개하면서 일본에서 한 차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에스파의 홍백가합 출연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은 하루만에 5만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현재는 7만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청원인은 “홍백가합전은 일본의 중요한 공식 행사”라며 “역사의식이 부족한 언행을 용인하면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에 손상을 줄 뿐만 아니라 히로시마 원폭 피해에 상처를 줄 것”이라고 했다.
해당 청원에는 "원폭 조명을 자랑한 아이돌을 참아줄 수 없다", "원자폭탄 조명을 좋다고 말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멤버의 출연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매체는 "에스파가 최근 중·일 외교 긴장 국면의 최대 피해자로 부상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예정대로 무대에 설 수 있을지가 중·일 관계의 긴장도를 가늠하는 풍향계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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