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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코치 눈찢기 "명백한 인종차별"... 제재금 2000만원 + 5경기 출장 정지 철퇴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06:30

수정 2025.11.20 06:30

상벌위 "명백한 인종차별 제스쳐"
전북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지 인종차별 아니야"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K리그1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가 심판을 향해 했던 '눈 찢기' 손동작이 결국 '인종차별'로 공식 인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역대급 중징계를 내렸지만, 팬들은 판정 항의 맥락을 무시한 '과도한 징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일 제14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에게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천만원이라는 무거운 징계를 부과했다. 이는 지난 8일 전북-대전하나시티즌 경기 후반 추가시간, 타노스 코치가 김우성 주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양 검지 손가락으로 두 눈을 가리키는 동작을 한 것에 대한 조치다.

상벌위원회는 해당 동작이 '눈 찢기(슬랜트 아이)'로 널리 알려진 동양인 비하 제스처와 동일하다고 단정했다.

상벌위는 "영상에서 코치가 검지 손가락을 눈의 중앙에 댔다가 가장자리로 당기면서 눈을 얇게 뜨는 모습이 보인다"며, "이런 제스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특정 인종 외모를 비하하는 의미로 통용되어 이미 FIFA에서도 징계를 받은 행동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상대방에게 모욕적 감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징계는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인종차별 행위로 인정된 두 번째 사례다. 앞서 2023년에는 울산 선수들이 인스타그램 댓글에서 동료에게 인종차별적 표현을 사용했다가 징계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건 모두 해당 시즌 K리그1 챔피언팀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타노스 코치의 행동이 강력한 판정 항의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징계 수위를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 표출이었을 뿐 인종차별의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특히 심판 집단에 대한 팬들의 인식이 최악인 상황에서, 이번 징계가 '심판 보호'를 위한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북 구단은 코치의 손동작이 '당신도 핸드볼 파울을 보지 않았느냐'는 의미였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타노스 코치와 상의해 재심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상벌위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상벌위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려했으며, 타노스 코치가 욕설과 함께 'racista(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던 정황 등도 참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행위자의 의도보다는 외부에 표출된 행위가 보편적으로 갖는 의미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기준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FIFA, AFC, EPL 등의 인종차별 징계 사례를 참고했지만, 행위가 과열된 경기 양상에서 우발적으로 나왔다는 점을 참작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타노스 코치는 상벌위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전북에서는 이도현 단장과 마이클 김 디렉터, 법률대리인이 대신 참석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