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쾅 소리가 나더니 배가 휘청했다"
19일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 인근 해상에서 2만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했다.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이 탑승한 이 선박은 뱃머리 부분이 무인도에 얹히면서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당시 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배가 꽝 소리와 함께 순간 휘청했다"며 "선실에서도 몸이 쓰러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가 평소 운항하던 항로에서 발생했는지, 혹은 장애물을 피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좌초 당시 충격으로 선내 매점 진열대가 넘어져 물건이 쏟아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선체가 옆으로 기울거나 침수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신고 접수 직후 고속 경비정을 급파해 약 11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상황을 파악한 해경은 경비함정 17척과 연안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야간 구조 작전에 돌입했다.
승객들은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구조를 기다렸다. 사고 직후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여객선 후미로 이동해 질서 있게 줄을 섰다.
구조는 임산부와 어린이, 노약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한 탑승객은 SNS에 "배에서 쾅 소리가 나더니 배가 기울었다가 어디 외딴섬에 잠시 기대고 있는 것 같다"며 "급히 구명조끼 다 챙기고 지금은 (구명)조끼 입고 맨위에 올라와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승객들도 "어린이와 노약자부터 순차적으로 이동한다는 안내가 나왔다", "살아서 돌아오겠다"라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했다.
한편, 해경에 따르면 승객들은 모두 구조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7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해경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좌초 이유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선장 또는 항해사 과실로 추정 중"이라고 밝혔다. 채수준 목포해양경찰서장도 대형 선박이 섬에 충돌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수사팀이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