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관계자, 반도체 관세 당장은 시행 없다고 밝혀
최초 관세 선언 이후 3개월 지났지만 여전히 시행 '오리무중'
中과 무역 전쟁 재발 걱정
연말 물가상승에 따른 정권 지지율 하락도 신경 써야
최초 관세 선언 이후 3개월 지났지만 여전히 시행 '오리무중'
中과 무역 전쟁 재발 걱정
연말 물가상승에 따른 정권 지지율 하락도 신경 써야
[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상호관세’와 더불어 수입품에 품목별로 대규모 관세를 부과 중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미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 인사들이 지난 며칠 사이 정부 및 민간 분야 관계자들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정부 인사들은 반도체 관세를 곧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올해 철강과 자동차 등 다양한 수입품에 품목별 관세를 추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반도체에 관세를 추가한다면서 미국에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약속한 기업의 반도체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최초 발표 이후 3개월 이상이 흐른 지금까지도 반도체 부문 관세를 시행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반도체 관세로 중국과 관계 악화를 걱정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현재 휴전 상태인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재발할 수 있고, 중국이 반도체의 핵심 재료인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여 미국을 다시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트럼프는 반도체 관세 인상으로 연말 쇼핑 시즌에 물가가 더 오르는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 미국 안팎의 전문가들은 지난 4일 동부 지역 선거에서 트럼프의 공화당이 참패한 이유 중 하나로 물가상승을 꼽고 있다.
다만 백악관과 상무부 등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외신에 반도체 관세와 관련한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은 구체적인 반도체 관세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달러(약 15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명목상으로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로, 중국(32.8%)이나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보다는 낮지만, 조립·가공 등의 이유로 대만 등 다른 국가를 거쳐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달 공개된 한미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앞으로 미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할 합의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기로 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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