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3·4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57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550억 달러를 웃돈 실적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해 사상 최대인 51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90%에 달한다.
주당순이익(EPS)은 1.3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1.25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성장세가 4·4분기에도 이어져 매출이 시장 예상치(620억 달러)보다 높은 6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AI의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 AI는 모든 곳에서, 모든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픈AI의 챗GPT 같은 AI 시스템을 학습·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최신 칩 판매가 “차트를 벗어날 정도(off the charts)”로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의 장기 성장 기회의 절반은 고객들의 가속 컴퓨팅 및 생성형 AI 전환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최근 불거진 AI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가 보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 주식을 대거 매도해왔다. 기업들이 초고성능 AI 모델을 설계·운영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칩 등 인프라에 과도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단기간 내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주 엔비디아 지분 58억 달러어치를 전량 매각해 다른 AI 투자로 돌렸으며, 억만장자 벤처투자자 피터 틸의 헤지펀드도 3·4분기 중 엔비디아 지분 1억 달러 규모를 모두 처분했다. 이달 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예측해 유명해진 마이클 버리는 엔비디아와 AI 비중이 높은 국방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뉴먼 퓨처럼(The Futurum) 그룹 CEO는 “이번 실적은 AI 관련 모멘텀이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준다”며 “수요가 이처럼 안정적이고 강력하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지만, 결국 회의론자들도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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