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12월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강하게 엇갈린 견해"를 나타냈다. 연준은 지난 9월 올해 첫 0.25%p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10월에도 추가로 0.25%p 낮췄다. 시장에서는 당초 12월에도 0.25%p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들어 이런 기대감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many)' 위원들은 올해 추가 금리 인하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의사록은 "여러(several) 참석자들이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더 낮추는 것이, 경제가 자신들의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다수(many)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CNBC는 연준 문구에서 'many(다수)'는 'several(여러 명)'보다 분명히 더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물가상승률이 다시 상승하고 노동시장이 약화되는 가운데, 올해 금리 인하의 속도와 폭을 두고 연준 위원들이 뚜렷하게 갈라져 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의장 역시 지난달 28~29일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가 "이미 정해진 결론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위원들은 ▲고용 증가세 둔화 ▲셧다운 여파에 따른 실업률 급등 가능성 ▲노동시장 충격 완화 필요성 등을 근거로 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미란을 비롯해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먼 이사 등이 대표적인 금리인하파다.
반면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위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 부과로 소비자물가(CPI)가 다시 상승하고 있으며 ▲추가 완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2% 목표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프리 슈미드(캔자스시티), 수전 콜린스(보스턴), 알베르토 무살렘(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이 대표적이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해 필립 제퍼슨 부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 중도파는 신중한 접근을 선호한다.
연준의 고민을 더 키우는 것은 핵심 경제지표의 부재다. 이날 미 노동통계국(BLS)은 "올해 10월 고용보고서를 배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가계조사를 확보하지 못해 10월 실업률이 77년 고용통계 역사상 처음으로 산출되지 않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BLS는 기업조사 기반의 고용자 수 증감 통계는 11월 고용보고서에 합산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1월 고용보고서 발표도 당초 일정보다 지연돼 12월 19일로 밀렸다. 이에 따라 10월 고용자 수 증감 현황이 담긴 지표는 12월 기준금리 결정회의(9~10일) 이후에야 공개될 전망이다. 연준이 최신 노동시장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채 중차대한 금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셈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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