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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서울인데 천식 환자 2.4배 차이 숲 때문"...이마저 '역시 강남'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1:16

수정 2025.11.20 11: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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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심 속 숲에 많은 종류의 곰팡이가 살수록 인근 주민의 천식과 알레르기 반응이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대 의대 연구팀은 서울 내 도시 숲과 지하철역 주변에서 채취한 공기 샘플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20일 연구팀에 따르면 도시 숲 지역의 곰팡이 종 다양성은 도심 한복판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 2020년 서울시 25개 자치구 천식 환자 약 11만명의 진료 기록을 살펴본 결과, 숲이 많은 지역일수록 천식 진료 건수가 적었다.

서대문구는 숲 119개소에 인구 1000명당 천식 환자가 16.7명이었다.

반면 숲이 155개소인 강남구는 7.1명에 그쳤다.

세포 및 동물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도시 숲에서 채취한 알터나리아 등 알레르기 유발 곰팡이를 면역세포와 천식 실험동물에 노출했더니, 도심 곰팡이에 비해 염증 단백질 분비가 약 15% 줄었다.

도시 숲 곰팡이로 인한 기도 염증과 점액 생성도 도심 곰팡이의 절반 수준이었다. 곰팡이가 어디서 왔느냐에 따라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윤원석 고려대 의대 교수는 "도심 숲이 단순한 녹지를 넘어 면역 조절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공기 백신' 구실을 할 수 있다"며 "주민 호흡기 건강과도 연결고리가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 계획과 보건 정책을 세울 때 녹지 내 미생물 다양성 보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가 지원했으며, 천식과 알레르기 분야 국제 학술지 AAIR에 실렸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