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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 불식한 엔비디아…삼성·SK 메모리사, 'HBM 특수' 노린다

임수빈 기자,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5:22

수정 2025.11.20 15:22

빅테크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엔비디아 GPU 주문↑
SK하이닉스, 엔비디아로부터 3·4분기까지 17조 매출
삼성전자 HBM3E 납품 공식화, D램 점유율 1위 회복
양사 모두 생산능력 확대 위해 조 단위 투자 단행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으로 '인공지능(AI) 거품론'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가 늘어날수록 그 안에 들어가는 HBM 수요도 함께 확대되는 구조다. 글로벌 양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과 SK는 생산능력을 확충해 HBM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엔비디아 '뛰면', K-메모리 반도체 '난다'
20일 엔비디아가 자체 회계연도 3·4분기(8~10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것은 글로벌 데이터센터용 GPU 판매 급증이 주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블랙웰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난 512억 달러(약 75조2000억원)로, 전체 매출의 무려 90%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때마다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AI 거품론을 불식시키고 있다"며 "AI 수요의 가시성은 이미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엔비디아 GPU에 대한 미래 수요가 증명되면서, SK하이닉스와 향후 삼성전자의 HBM 수익도 날개를 달 전망이다. 현재 엔비디아 최신 블랙웰 제품 원가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SK하이닉스 3·4분기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단일 외부 고객)로부터 올해 약 17조3551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액(64조3200억원)의 27%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전자도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퀄테스트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등 난항을 겪어 왔지만, 최근 HBM3E 납품을 공식화하고 3·4분기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1위 자리를 되은 상태다.

■생산 능력 확대로 '메모리 봄' 노린다
내년 하반기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인 '루빈' 생산을 확대하면, HBM4(6세대)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출하한 상태다.

양사는 이에 대비해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60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 평택캠퍼스의 2단지 5라인(P5) 골조 공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2028년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
또 본격 생산을 앞둔 P4에서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HBM4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SK도 용인 반도체 일반산업단지 클러스터에 최대 600조원을 투입하며 SK하이닉스 메모리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 팹(공장) 4기가 구축되며 1기는 최근 완공한 청주 M15X 팹 6기와 맞먹는 규모로, 전부 완공되면 HBM 생산 능력은 최소 24배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