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하루 7시간도 못잔다"..수면 부족 한국人..그래서 '돈'된다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3 16:26

수정 2025.11.23 16:26

절대적 수면시간 부족에 '잠의 질' 높이기 위한 소비 늘어
올리브영 수면용품 매출 1년 새 27%↑
편의점도 멜라토닌 등 수면 관련 건강기능식품 매출 증가세
올리브영의 웰니스 특화 전문관 '웰니스에딧' 전경. CJ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의 웰니스 특화 전문관 '웰니스에딧' 전경. CJ올리브영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평균 수면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인 우리나라에서는 '수면' 관련 소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피로사회 속 절대적인 수면 시간을 늘리는 대신 '잠의 질'을 높이려는 수요가 늘면서 수면보조제·숙면 아이템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23일 대한수면연구학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 평균보다 18% 짧은 수준이다. 숙면의 질 역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숙면을 취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에 불과해, 글로벌 평균(13%)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피로 누적을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지며,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숙면이 웰니스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수면 관련 키워드 검색과 연계 상품의 매출이 모두 급증했다. 1~10월 기준 '수면' 관련 검색량은 전년 대비 63%, '수면유도'는 101%, '수면영양제·수면음료'는 2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면 보조 용품인 온열 안대, 아로마, 슬리핑 오일 등 '릴랙스 용품' 매출도 같은 기간 27% 늘었다.

특히 수면 유도 작용을 하는 '멜라토닌' 함유 제품의 인기가 높다. 올해 10월 올리브영에서 취급하는 멜라토닌 관련 상품군 수는 1월과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했으며, 구미 젤리 형태 등 제품 제형도 다양해졌다. 일례로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닥터뉴트리'는 멜라토닌 젤리로 인기를 얻으며 9월 기준 월매출이 입점 직후(2월)보다 약 150% 뛰었다.

섭취가 간편한 포·샷 형태의 건강식품도 떠오르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같은 기간 포 형태 건강식품 매출은 41% 증가했다. 샷 제품의 경우 기존 비타민·마그네슘 제품 외에도 '올리브레몬샷', '레몬진저샷' 등 일반식품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올리브영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성수 매장에 '웰니스에딧' 전문관을 열고, '잘 먹기'·'잘 움직이기'·'잘 쉬기'·'잘 자기' 등 4가지 테마로 다양한 K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수면 유도 관련 제품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GS25에 따르면 최근 숙면에 도움을 주는 수면유도 및 긴장·스트레스 완화 성분을 함유한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달 12~18일 기준 GS25의 멜라토닌·테아닌 등 함유 상품 3종의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테아닌 성분은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대표적으로 테아닌을 함유한 농협홍삼 한삼인의 '스트레스 앤 비타C톡톡'은 패로 해소 및 컨디션 관리 효능을 앞세워 이달 건강기능식품 매출 상위 10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수면이 '관리의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영양제·음료·뷰티 제품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전세계적 웰니스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짧은 수면시간 속에서도 '잘 자는 법'을 찾으려는 소비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