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질문을 한 여기자를 향해 "돼지야"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20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서린 루시 블룸버그 통신 기자가 '엡스타인 문서에 불리한 내용이 없다면 왜 공개하지 않느냐'고 묻자 기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조용히 해 조용히, 돼지야"라고 말했다.
국제여성언론재단(IWMF)의 엘리사 리스 무뇨스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기자 공격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외모를 겨냥한 그의 모욕은 여성 기자들을 입 다물게 하려는 성차별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욕설은 겉보기엔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정부 수반이 사용하면 해당 기자를 향한 공격을 야기한다"며 "이는 그의 업무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다른 여성 기자들에게도 위협적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들에 대한 막말은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ABC 뉴스의 메리 브루스 기자가 자말 카슈끄지 암살 관련 질문을 하자 "ABC 뉴스는 가짜 뉴스다. 업계 최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브루스가 엡스타인 문제를 질문하자 "문제가 되는 건 질문이 아니다. 당신의 태도"라며 "나는 당신이 끔찍한 기자라고 생각한다"라고 공격했다.
이어 자신은 엡스타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해당 스캔들은 사기극"이라고 주장, "당신의 형편없는 회사는 그 가해자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18년 1기 행정부 때는 CNN의 에이프릴 라이언 기자를 '패배자'(loser)라고 불렀으며, ABC 뉴스의 세실리아 베가에게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기자"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 기자(캐서린 루시)는 기내에서 동료들에게 부적절하고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행동했다. 비난을 할 때는 비난을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또 브루스 기자가 2018년 사우디 정권에 의해 살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에 대해 질문한 것에 대해서도 “당신의 회사를 혐오한다. 당신의 엉터리 회사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가해자 중 하나다.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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