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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기후 감수성' 에세이.."이제 무서운 계절이 옵니다" [책을 읽읍시다]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7:29

수정 2025.11.20 17:28

붉은 겨울이 온다 / 정수종 / 추수밭
붉은 겨울이 온다 / 정수종 / 추수밭

[파이낸셜뉴스]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무서운 계절이 옵니다."
신간 '붉은 겨울이 온다'(추수밭)는 기후 과학자인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관리학과 교수가 '기후 감수성'의 관점에서 출간한 환경 에세이다.

저자인 정 교수는 책에서 "폭염은 우리가 경험했던 어떤 산불보다 훨씬 큰 산불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수자원 확보와 농작물 생산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면서 "나아가 식량 위기로 인한 안보 위협 요인이 발생할지 모른다. 단순히 더워지는 것만이 아니라 많은 문제가 도미노처럼 끝도 없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책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을 각종 시그널로 보여주고,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논한다. 봄꽃의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초록 낙엽이 떨어지는 등 자연의 변화부터 물가 상승, 전염병, 기후난민 등 우리가 마주할 위기까지 기후변화가 세계를 어떻게 뒤흔들고 있는지 알아본다. 나아가 기후기술·기후정책 등 실현 가능한 대책까지 최악의 기후 시나리오를 막을 방법을 소개한다.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오는 기후 관련 도서들과 다르게 정 교수는 '술술 읽되 엄중한 시선'을 갖도록 변화를 줬다고 말한다.

"초록색 낙엽과 벚꽃 위에 쌓인 눈송이." 이 부분에서 위기를 알리는 자연의 신호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구가 아프다'거나 '환경을 보호하자'와 같은 고리타분한 말은 더 이상 사람들을 못 움직인다고 잘라 말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아도, 어디든 펼쳐서 보이는 대로 읽더라도 기후 감수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편, 정 교수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원,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 중국 SUSTech 교수를 거쳐 2018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관리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대통령직속위원회, 환경부, 과기부, 행안부, 기상청, 산림청, 국가유산청 등 여러 정부 기관과 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 기후위기 대응 및 기후테크 육성 관련 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기후연구실을 운영하며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 유럽 항공우주국 기후 모니터링, NASA 온실가스 및 생태계 모니터링 등 국제 공동연구도 수행 중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과기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